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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페이퍼 ​

by 부불리나

샌드페이퍼




물푸레나무 식탁 앞에 우리는 마주 서 있다


나뭇결들이 출렁이며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었다

탁한 강물 같지 않니

얼굴을 담글 수 없다면 그렇겠지


표면을 쓰다듬자

놀란 무늬들이 어깨를 움츠렸다


무늬는 가까울수록 멈추어 있고

멀수록 일렁이고 멀어질수록


지저귀는 이야기들


보이지 않는 걸 보인다고 우기던 때가 있었어 잘 아는 것도 뒤죽박죽

열거하던 때가… 옛날이야기 같지만 지금도 끈질기게 이어지는…


난 여기서부터 문지를게 넌 거기서부터 시작해


샌드페이퍼가 지나간 자리

가루로 변한 이야기들이 점점 쌓여가고

우리는 땀방울로 힘껏 빛났다


눈부시지 않니


식탁에서 손을 떼자

빛의 물결 속으로


무수한 이야기들이 잦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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