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탕스부인보다는 부불리나, 그렇게 불러주세요
무슨 나팔 이름같지만 이것은
내 허리에 감았던 깃발을 기념하는 일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그를 기다리며 새벽바다로 간 침대의 이름이죠
조르바,아아 나쁜 새끼
이건 앵무새가 그를 부르는 소리
꼭 그가 나빠서 그런 건 아니에요
과부들의 침대가 며칠 결혼할 수 있는 권리가 있듯이
그도 이별하지 않고 떠날 권리가 있죠
사는 게 먼지처럼 느껴지면
함께 낡아 온 침대 귀퉁이를 쓰다듬으며 외쳐요
아가멤논호여 이제 출정이다
바다로 간 침대는 목숨을 걸고 싸우지만
파선되기 직전에야 돌아올 수 있지요 그러나
떠난다는 건 안전을 확인하러 가는 건 아니고
산다는 것 또한 별일 없이 살기 위한 건 아니니까요
달은 밤마다
선인장 같은 내 등을 저울에 올려 놓고 조롱했어요
외로움을 계량하는 바늘이 몇 바퀴나 돌았는지 몰라요
창피했지만 이젠 그것도 옛일
죽음의 입김이 나를 휘발시키려 하네요
시간은 더 매달려 있고 싶은 과일을 떨어뜨리고
합의는 없어서 늘 소송에 휘말리지요
소원이 뭐냐구요
그건 별들이 차가운 발을 비추러 왔다가
내 침대에 두 명이 산다는 걸 알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일
조르바,이 나쁘은
쉿,
육지가보이네요
조금 있으면 정박하겠군요 다행히 난 파선되지도 않았지요
그러나 이상해요
멀미가 막 시작됐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