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푸레나무 식탁 앞에 우리는 마주 서 있다
나뭇결들이 출렁이며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었다
탁한 강물 같지 않니
얼굴을 담글 수 없다면 그렇겠지
표면을 쓰다듬자
놀란 무늬들이 어깨를 움츠렸다
무늬는 가까울수록 멈추어 있고
멀수록 일렁이고 멀어질수록
지저귀는 이야기들
보이지 않는 걸 보인다고 우기던 때가 있었어 잘 아는 것도 뒤죽박죽
열거하던 때가… 옛날이야기 같지만 지금도 끈질기게 이어지는…
난 여기서부터 문지를게 넌 거기서부터 시작해
샌드페이퍼가 지나간 자리
가루로 변한 이야기들이 점점 쌓여가고
우리는 땀방울로 힘껏 빛났다
눈부시지 않니
식탁에서 손을 떼자
빛의 물결 속으로
무수한 이야기들이 잦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