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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 반달 Aug 19. 2024

매달 2백만 원 인세를 받는 방법

매달 2백만 원의 인세를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기성 작가들의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인 작가가 단번에 2백만 원을 벌기란 그리 쉽지 않다. 글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출간하고 마지막으로 인세를 받기까지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만 인세를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번 글에서는 신인 작가들을 중심으로 인세를 받는 법을 알아보기로 하겠다.




먼저 책을 출간한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획이다. 여기서 기획이란, 단순히 '무슨 책을 쓸까?'이다.


로맨스 소설을 예로 들어보자. 로맨스 소설의 기획 단계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19금이냐, 15금이냐, 전체 연령가냐와 같은 독자층의 연령이다. 독자의 연령에 따라 19금 수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는 '단행본으로 출간 VS 웹소설 연재로 출간'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어떤 플랫폼의 심사에 넣을 것이냐도 고려해야 한다. 이 부분들은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결정되기도 한다. 만약 출간 방향이 고민된다면 담당 편집자와 머리를 맞대고 상의해도 좋다.


기획 단계가 끝나면 곧바로 집필에 들어간다. 글 쓰는 속도는 작가마다 다르기에 초고를 다 쓸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명확히 말할 순 없지만, 박차를 가하면 3개월 전후로 웹소설 한 종을 완결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은 단번에 막힘 없이 쓰이기도 하지만, 대개 중요한 부분에서 종종 막히기도 하므로 많은 작가들은 글을 쓰면서 애를 먹는다. 소설 초입부를 아예 갈아엎기도 하고, 본래의 시놉시스에서 벗어나 방향을 틀기도 한다. 이 또한 너무 힘들 경우 편집자와 상의하며 보다 나은 소설을 쓰려고 노력할 수도 있다.


드디어 웹소설 초고를 완성했다면 여기서 끝일까? 안타깝게도 아니다. 웹소설 초고를 두고 수정이 이루어진다. 편집자는 설정의 오류를 잡아주고, 작가는 적극적으로 편집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초고를 고쳐나간다. 물론, 편집자와의 의견이 너무 달라서 편집자의 말대로 하지 않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글을 잘 쓰는 작가라고 할지라도 '등잔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작가는 객관적으로 자기가 쓴 글을 잘 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편집자의 수정 요구를 수용하는 편이 좋다. 초고의 수정이 끝나면,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고치는데 출판사에 따라서 1교, 2교, 3교로 나뉜다.


마침내 교정까지 다 끝냈다면 이제 끝일까? 아니다. 이제는 표지를 만들어야 한다. 표지는 크게 단행본 스타일의 '디자인 표지'와 웹소설에서 흔히 보이는 '일러스트 표지'로 나뉜다. 둘 중 어느 표지를 선택했건, 작가는 표지 요청서를 만들어야 한다. 만약 일러스트 표지를 요청한다면, 남주는 어떤 스타일로, 여주는 어떤 스타일로 해달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남주는 차은우, 여주는 한소희 스타일로 부탁하며 헤어 스타일, 옷차림, 포즈, 배경 등은 '~ 스타일로 해주세요'라고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이러한 일러스트 요청서는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전달되며, 담당 일러스트레이터는 요청서를 토대로 표지를 그려준다. 디자인은 보다 간단하지만, 이 역시 전문 디자이너가 그려주기 때문에 절차는 같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소설과 표지가 모두 마무리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작가가 해야 할 일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이제부터는 출판사 측에서 열심히 일해야 한다. 작가와 상의해서 플랫폼에 프로모션 심사를 요청하고, 프로모션이 붙었을 경우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 만약 프로모션에 불합격했을 경우 작가와 상의해서 다른 플랫폼 심사를 넣어야 하고 이도저도 안 됐을 경우에도 책을 잘 팔기 위한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드디어 내 소설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어."


힘들게 쓴 소설이 드디어 플랫폼 상단에 떠 있을 때의 감격이란.

대개 작가들은 오랜 산고 끝에 출산한 것과 같은 기쁨을 맛본다.




지금까지 출간 기획에서부터 출간이 될 때까지의 과정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대체 정산은 언제 되는지, 내 통장에 언제쯤 인세가 찍히는지 말이다. 그걸 알기 위해서 우린, 출판사와의 계약서를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출판사와의 계약서에는 인세가 지급되는 시기가 명확히 나와있다. 인세가 지급되는 시기는 출판사마다 다른데 익월, 익익월, 익익익월로 나뉠 수 있다. 익월은 출간한 달의 다음 달이므로 각각 ×2, ×3을 하면 된다.


그렇다면 한번 계산을 해보자. 백수인 내가 책을 출간하고 인세를 받기까지 총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지 말이다. 소설을 집필하는 기간을 3개월, 소설을 수정하고 교정하는 기간을 1개월, 소설의 플랫폼 심사가 들어가고 출간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을 2개월이라고 치면 총 6개월이나 걸린다. 여기에 출판사와의 계약서 상 '책을 출간한 지 익익월에 인세 지급'이라고 명시되어 있다면, 총 8개월이 걸린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니까 소설의 집필이 시작되고 나서 통장에 인세가 꽂히기까지 8개월이나 소요된다는 것이다.


"헐! 너무 오래 걸리는 거 아니에요? 그럼 그동안 작가는 뭐 먹고 사나요?"


만약, 직장과 글 쓰기를 병행하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동안 직장을 다녀서 모아둔 돈이 있는 사람도 예외다. 문제는 모아둔 돈이 없는 경우다.


만약 당신이 모아둔 돈이 거의 없는 예비 작가라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인세를 받을 때까지 잠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아니면 선인세를 받는 것이다.


선인세는 기성 작가들이라면 심심치 않게 받곤 한다. 대개는 기존에 출간한 작품의 성적에 따라 받는다. 하지만 신인 작가는 처음부터 선인세를 받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신인이 선인세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바로 주요 플랫폼에 무료연재를 해서 성적을 내는 경우다. 남성향 판타지 소설이라면 문피아에서, 여성향 로맨스판타지 소설이라면 조아라에 무료로 연재하고 순위 권에 들어 여기저기 출판사에서 컨텍이 오면 먼저 선인세를 제시해서 원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선인세는 말 그대로 책을 출간하고 한참이 지나서 받아야 할 인세를 미리 당겨서 받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회사로 치면 일종의 '가불'인 셈이다. 만약 선인세를 받았다면, 책이 출간된 후에 작가 몫의 인세가 조금씩 차감된다. 그러니까 만약 출간 전에 선인세로 2백만 원을 받았다면, 책 출간 후 작가 몫의 인세로 2백만 원이 다 차감 될 때까지 인세를 한 푼도 못 받게 되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선인세를 꽤 후하게 주었다는 소문이 있는데, 요즘엔 선인세를 많이 주는 출판사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때때로 선인세에 의존하는 작가로서는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처음부터 대박 나는 작가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작가도 많다.

내 경우엔 대박은커녕 소박조차 낸 적이 없다. 그래도 매달 2백만 원 언저리의 인세가 꾸준히 들어오는 이유는 분기별로 적어도 1종 이상은 출간하려는 노력 덕분이다. 그렇게 쌓이고 쌓인 소설은 단돈 몇만 원이라도 벌어다 주기에, 여기저기 출판사에서 긁어모은 인세가 매달 2백만 원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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