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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Lee Nov 21. 2024

프레데릭 말

조향사에 대한 존경심을 담은 브랜드

 에디션 드 퍼퓸스 프레데릭 말(Editions de Parfums Frederic Malle)은 프레데릭 말(Frederic Malle)에 의해 설립된 니치향수 브랜드입니다. 프레데릭은 1962년 파리에서 향수 업계의 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어린 나이에 향수 업계를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프레데릭 말의 할아버지인 세르게 헤틀러(Serge Heftler)는 크리스천 디올 향수를 설립하였고, 어머니는 아트 디렉터로서 크리스챤 디올에서 일함).


 처음 뉴욕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기로 결정한 프레데릭은 1986년 유명한 향수 연구소인 루어 버트랜드 듀폰(Roure Bertrand Dupont)의 제안을 받았고, 이를 수락해 처음 향수 업계에서의 커리어를 시작하였습니다. 이곳에서 프레데릭은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로부터 향수의 원료, 성분, 조향 및 향수 제조의 모든 측면에 대해 배웠습니다. 또한 1996년 마크 벌리 포 맨(Mark Birley for Men)의 조향을 위해 유명한 조향사인 피에르 부르동(Pierre Bourdon)과 협업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향수 업계에 15년간 몸담은 프레데릭은 새로운 모험을 떠날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2000년, 프레데릭 말은 향수업계에서의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재료나 기술 등에 대한 재정적 제약 없이 창의적인 자유를 보장하는 9명의 최고의 조향사를 초대했습니다. 이때까지 향수 업계에서는 향수병에 향수 이름과 브랜드명만 기입이 되었고, 조향사의 이름이 기입되지 않았습니다. 이와 달리 프레데릭 말은 업계 최초로 조향사가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향에 대한 공로를 조향사에게로 돌리고 있습니다. 이에 프레데릭 말의 향수병을 보게 되면 조향사의 이름이 가장 상단에, 그다음 향수 이름과 브랜드 이름이 들어가게 됩니다. 프레데릭 말의 향수는 각 조향사의 사진과 향을 보관하고 표현할 수 있는 냉장 캐비닛이 있는 특수 설계된 매장에서 판매가 되었습니다(이후 향수는 전 세계 일부 백화점과 제휴하여 유통되기도 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에디션 드 퍼퓸스 프레데릭 말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오리지널 향수 9종은 이제 업계에서 전설적인 향수가 되었으며, 각 향수를 조향 한 조향사들은 이후 전설적인 인물로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향수 편집자"라 표현하는 프레데릭 말은 이후 업계 최고의 다른 조향사와 협력하여 더 많은 에디션을 "출판"하였습니다(자신을 "향수 편집자"라 표현하며, 향수를 "출판"한다라고 표현).  


 향수 애호가들 사이에서 딥티크(Diptyque)의 향수를 "마녀의 물약(Witch's portion)"이라고 표현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마녀의 물약(Witch's portion)"이라는 표현이 더욱 잘 어울리는 브랜드가 에디션 드 퍼퓸스 프레데릭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호불호가 강하지만 스스로의 매력을 부각시켜 줄 수 있는, 다양한 색을 가진 향수 브랜드라 생각합니다.

 

 이 중에서 저는 3가지 향수를 가장 베스트라 생각하는데, 그중 첫 번째는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Portrait of a Lady)입니다.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Portrait of a Lady)는 1881년 헨리 제임스의 소설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이 향수는 로즈 노트와 향신료를 새롭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다루며, 자연스럽고 강렬하며 구성의 중심을 지배하는 파출리와 키프레 테마에 따라 달라집니다. 초상화는 빅토리아 시대 소설인 여주인공 이사벨 아처와 그녀의 운명, 자유를 향한 탐구를 현대적이고 우아하며 특이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그녀는 신비롭고 강렬한 짙은 장미 향기를 풍깁니다.


  그다음으로는 무스크 라바줴(Musc Ravageur)입니다. 2000년에 출시한 무스크 라바줴(Musc Ravageur)는 남녀 공용의 유니섹스 타입의 오리엔탈 스파이시 향수입니다. 사향(Musc)의 매력을 가장 극대화시켜 섹시한 느낌의 향으로 조향이 되었으며, 계피(Cinnamon), 정향(Clove)등의 스파이시로 한층 더 섹시함을 극대화시켰으며, 바닐라(Vanilla)의 농익은 달콤함, 파츌리(Patchouli)의 섹시한 잔향으로 마무리됩니다. 한국에서는 지드래곤이 사용한 향수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엉 빠썽(En Passant)입니다. 앞서 소개한 2종의 향수가 딥하고 무거운 느낌의 섹시한 매력을 담고 있는 향수라면, 엉 빠썽은 청순한 매력을 담은 조금은 더 가벼운 향수입니다. 엉 빠썽은 "통과"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조향사인 올리비아 자코베티(Olivia Giacobetti) 아름다운 봄의 정원, 절대적인 행복의 순간을 표현하였다고 합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라일락(Lilac)에 물(Watery)의 느낌과 오이(Cucumber), 풀(Green), 밀(Wheat)의 느낌을 더해 가볍고도 매력적인, 투명한 라일락의 향을 담은 향수로 태어났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프레데릭 말은 딥티크와 마찬가지로 자기 색이 확실한 향수이므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브랜드이지만, 그만큼 찾는 사람도 많은 매력적인 브랜드입니다. 다양한 색의 향수, 독특한 매력의 향수를 찾는 사람이라면 추천드리니 한번 도전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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