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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탈출! 생각보다 빠른데?(1)

신도시아파트 건설현장 사무실 청소부가 되다.

by 쏘리
화면 캡처 2025-02-12 083437.png 딥페이크 이슈들은 잠잠해졌는가? 수치심은 가해자들이 느낄 몫이라 굳이 내 얼굴을 모자이크 하진 않는다.



아산신도시에 새로운 자이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한다. 모든 새로운 초기세팅은 힘든 법이다. 나는 초기세팅인 팀에서 많이 근무했다. 내 인생 세팅도 안 된 채로 다른 곳을 세팅하러 다녔다. 그래서 이젠 세팅하기 싫어서 뚝 끊었더니 아쉬운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아쉬워도 어쩔 수 없다. 내 빈자리가 크게 느껴져도 어쩔 수 없다.

나도 내 인생 살아야 되지 않겠나? 나 그만큼 써먹었음 됐지 멀! 나를 이쁘게 봐주신 것도 감사하지만 이제는 나도 내 맘대로 살아보자. (* 내가 그렇게 싫으면 내치면 되지 뭘 자꾸 나를 두고 싸움들을 하셨을까 싶다.)

(* 나는 어디를 넣었다 빼었다.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이젠 지긋지긋하다. 내가 당신들 소유물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니 자식이든 부모든 그 누구도 소유물이 될 수 없음을 잊지 말자. 바꾸려 들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그냥 내버려두어라. 뭐 다 뜯어고치고 어쩌고저쩌고 그래서 살림살이가 나아지진 않는다. 관계만 박살 난다 뿐이지)

네 편 내 편 쪼개지들 마라. 그 사이에 나는 회색인간이었다. 누구 편을 들어주기도 뭐 하고, 좀 더 솔직해지자면 내가 개인적으로 아끼는 사람들에겐 오히려 더 쓴소리를 해줬던 것도 있다. 관심 없으면 어떻게 되든지 말든지 신경도 안 쓴다.


꾹꾹 참았다. 퇴사 후 1년간 싹수없게 살아보기 그게 내 목표였는데 1년은 못 채웠구나. 아무튼 아산트라팰리스 리틀족발이 평수가 그리 넓진 않았어도 좁진 않았기에 손님이 없으면 하는 일은 청소였다. 매장에 노래를 켜두고 그게 내 모래시계처럼 시간 계산을 해서 10곡 정도면 보통 한 곡당 3분 언저리인데 30분 정도 청소해야지 하고 틀어놓고 했었다. 그때 많이 들었던 노래는 정기고 노래와 토이 노래였다.


지금 토이는... 곡을 베낀 이슈들 때문에 TV에 잘 안 나오는 듯하다. 내가 좋아했던 뮤지션들은 사건사고도 많다. 그래서 누군갈 좋아하는 게 이제는 무서울 지경이다. 마음 한 켠으로 잘 털어내고 잘 이겨내고 복귀하길 바랐지만 뭐 내가 꿈꾸던 데로 세상이 돌아갈 리도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 마음을 감히 내 멋대로 바꿀 수 있겠는가?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잠시 잊어주는 수밖에 없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을 날 병풍 취급해 주는 사람이다. 그 이유는 나는 당신이 원하는 만큼 무언갈 해 줄 생각도 맞춰 줄 생각도 없기 때문이다. 근데 나에게 다가와서는 나를 좋아한다고 하고, 마구잡이로 마음을 주고 그 마음을 안 받아주면 어깃장을 놓는 어린아이들이 많았다. 나도 누군가한테 그랬던 적이 있어서 그 사람에게 미안해지더라. 그러니 나는 당신에게 호감을 바란 적이 없는데 멋대로 호감을 주고, 나에게도 그 호감을 바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한테 뭐 맡겨둔 게 아니잖소. 나는 그게 너무 폭력적이라 느껴졌다.


짝사랑과 스토커를 구분하자. 나는 이상형이 있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그 사람 근처에 가지 않는다. 그 이 이유는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닐 수 있고, 내 호감이 상대에게는 부담일 수 있어서 그렇다. 그냥 그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고, 그 사람이 행복한 모습을 보기만 해도 좋던데 그 정도 선이 딱 좋다. 내가 팬이라고 주야장천 그 사람에 대한 걸 다 파악하려들고, 그러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튼, 부장님이 여러 차례 "젊은 사람이 청소일 할 수 있겠어요?" 하셨다.

나는 여러 차례 "네! 할 수 있지요?"


도대체 못할 건 또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빨리 사무실 라운딩과 청소 물품은 어디 어디 비치되어 있는지, 분리수거장은 잘 세팅되어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 솔직히 사무실 조직도를 받고 싶었다. 쓰레기통은 총 몇 개가 있으며, 책상과 의자는 몇 개며, 화장실 위치는 어디 어디며, 일 중심 일과를 경험해 본 나로서는 업무분장표를 짜봤던 나로서는 한 달 정도면 대략 청소루틴과 매뉴얼을 만들 수 있다.


청소인으로 고용됐지만, 청소만 하는 건 아니고, 그 공간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 공간을 활용해야 하는지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나는 보통 취직을 하면 그곳 근처를 다 둘러봤다. 어떤 부대시설이 있는지, 무엇이 있는지 파악이 되어야 좀 더 애착도 생기고 뭐.. 근무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좀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해 둬서 나쁠 게 없으니.


이건 내가 위기대응팀 근무 시 첫 팀장님이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온갖 곳을 알려주셨다. 물론 근무시간 내가 아니라 점심 먹고 같이 산책하면서 알려주셨다. 식 후 산책을 필수로 하셨다. 여기는 이런 공간이고, 여기는 이런 곳이고, 그때 내가 햇병아리 시절 나는 그게 조금 버거웠지만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왜 알려주시지?라는 마음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공문서를 작성할 때도, 문장하나 문단하나 띄어쓰기 하나 전부 다 체크해 주셨다. 속마음은 내가 지금 글쓰기 학원에 취업한 건가? 싶었지만 부결이 가결이 되었을 때의 그 기쁨이란 사회 초년생만 느껴볼 수 있다. 윗 상부가 내 걸 열람은 해주셨나? 언제 가결이 날까? 그렇게 새로고침을 매번 했었다. 가결을 보는 순간 잠이 잘 왔다. 고칠 게 없구나. 물론 고칠게 더 보였어도 이만하면 됐지 뭘. 하고 넘어가주신 적도 많으실 테다.


그래서 3개월 정도는 수습기간+그 새로운 직장의 공간은 어떤지, 무엇이 있는지 파악해 두는 게 좋다. 그리고 늘 일찍 출근해서 그날 어떤 업무를 할 것인지도 고민해 보고 어떤 부분이 불편했는지, 하루평가를 해보는 것도 좋다.


굿네이버스 실습 중 하루 일일평가를 늘 했었다. 오늘 실습 중에 개선할 부분은 없었는지 사소한 것이라도 서로 공유하고 나누고 그랬다. 그게 그다음 날을 더 편하게 해 준다. 번거로운 작업일지 몰라도. 늘 반드시 더 나은 방법들이 있기 때문이다. <피보다 진하게-세이노> 책에도 반드시 더 나은 방법들은 계속해서 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공감이 많이 됐다.


일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새로운 공간이 익숙해질 때쯤 보이는 것들이 있다.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때까지는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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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성격급한 사람들은 그 초기신입이 적응될때까지의 기간도 못기다리고 바로 평가들을 해버리던데 그런 상사들은 자기가 초보운전때 올챙이적을 떠올려보자. 아마 그 신입이 당신의 신입시절보다 더 똘똘할 수 도 있다. 본인은 지금 익숙해져버린 베테랑이라 그 신입이 성에 안 찰 수 있지만, 성에 찰 때까지 키워주는 것 또한 그 상부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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