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출근
오늘도 무사히 출근을 했다. 새벽 5시 50분쯤 도착을 한다.
도착하면 나는 부리나케 건강관리실 불과, 난방을 틀러 갔다가 본 사무실로 올라간다.
타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해야 할 일들이 있다.
나도 내 할 일을 하는데 서로 불편하지 않기 위해 끝내놔야 하는 작업들.
흐름이 끊기면 안 된다.
하지만 어디 직장생활이 늘 계획하던 대로 되던가?
이 시간에 이거 해야지, 거저 해야지 해도.
한 번 방향이 틀어지면 도미노처럼 일이 밀려나간다.
근데 뭐 이제는 도미노처럼 밀려나가도 하나씩 끝내놓으면 되지 뭘.
내가 전지전능한 신도 아닌데 말이다.
일이 밀리지 내 인생이 밀릴까?
내 인생이 밀려도 또 뭐 어떤가?
오늘 내 하루의 빵 터짐이다. 소장실이 소통실로 변경되었다.
보통 최고관리자를 어려워할 수 있다.
어려워하는 이유는 윗사람 + 결재권자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에 있어서 최종 결정을 내려주고, 전반적인 것에 진두지휘를 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말 한마디에 일이 어그러질 수도 있고, 말 한마디에 웃게 할 수도. 울게 할 수도 있는 자리.
그렇지만 너무 어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보통 직장생활에서 너무 친해지면 해야 할 말도 못 하게 되고, 눈감아 주면 안 되는 일도 눈감아주게 될 수 있다.
언제든 소통할 수 있게, 친근감 있는 최고관리자.
내가 처음 경험했던 최고관리자는 내가 사는 지역을 자주 까먹으셨다.
처음엔 여러 차례 말씀드렸는데도 왜 까먹으실까? 싶었지만
워낙에 너무도 많은 직원을 관리하기에 한 번에 외울 수가 없다.
낮은 연차에겐 천사였지만 고연차분들에겐 무서운 사람이었다.
"지금 몇 호봉이지?" 물으셨던 이유는
그 호봉에 맡게 지금 너의 역할을 하고 있나? 이런 말씀이셨던 것이다.
직장생활, 1인 몫, 그 연차에 맡는 역할.
그렇게 모두의 톱니바퀴가 잘 굴러갈 때. 조직은 멈추지 않고, 녹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어쩔 수 없는 쓰레기다. 최대한 분리배출을 잘하려고 하지만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버리는 사람 따로, 정리하는 사람 따로 있기야 하지만
내가 버리지 않은 것까지 수고로움을 하는 분들이 계시다.
중간에서 나는 난처할 때도 있다.
최대한 내 역할에 맡게 하려고 하지만 나도 놓치는 것들이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상대방도 하기 싫어할 수 있다.
내가 편한 건, 누군가의 희생과 배려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번거롭더라도 한번쯤은 그 절차를 줄여나갈 수 있다면 기꺼이 하는 자세를 바라본다.
우이독경이라는 말을 들었다.
과연 우이독경은 계속 우이독경일까?
쇠귀에 경 읽기라는 뜻으로,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 주어도 알아듣지 못함을 이르는 말.
그 친구 고집이 워낙 세서 자네가 그렇게 말해도 우이독경일 걸세.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다.
조금이라도 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길 바라지만.
회사에서 제일 맘 편히 쉬는 것은 혼자 있을 때가 아닐까? ㅎㅎ
누군가 조용히 쉬고 있다면 자리를 비켜주는 게 센스..
첫 출근 시 교육을 같이 들었던 동기 선생님은 나에게 알사탕과 물티슈, 귀마개, 장갑을 주셨고,
오늘은 어린 친구에게 박카스를 건네받았고.
또 귀여운 막내딸 사진을 보여준 직원분에겐 스탠드 조명을 받았다.
귀한 마음이다. 조명을 좋아하는 건 어찌 아셨을까? 하하.
점심시간엔 독서를 하려고 하는데 요긴하게 잘 써야겠다.
감사한 마음에 악수를 건넸다!
박카스는 퇴근길에 마셨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친구들이 훗날엔
나도 이런 시절이 있었지.
회상하는 날이 오겠지.
내가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