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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6일 차

이제 좀 익숙해진 것 같기도(?)

by 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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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유십이 넘었지만, 아직도 엄마가 도시락을 싸주신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면 20분간 글을 쓰고, 업로드를 하고,


샤워를 하고 주방에서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챙겨서 출근한다.


출근길을 15분도 안 걸린다.


새벽 6시까지 출근이라 차가 없어서 교통체증이 뭔지를 모른다.


출근길에는 듣고 싶은 노래를 크게 틀고 달리면 내차는 경차 모닝이지만


웬만한 스포츠카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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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치우고, 엄마가 싸준 도시락에 남자 휴게소엔 간식 천지다.


일할 땐 웬만하면 간식을 잘 안 먹는데 그래서 점심에 챙겨 먹어주는 편.


라면도 삼양라면, (* 불닭볶음면이 한류열풍으로 신라면을 제쳤다고 하던데)


나는 불닭볶음면을 처음 접한 건 대학생 때였고, 수업이 끝나면 지하로 내려가서 미니 불닭볶음면에


밥버거를 점심으로 때웠다. 그때는 카드결제 안 받는 슈퍼아줌마가 미웠다. 오로지 현금으로만 받았던...


나이가 들고 보니 세금을 안 내려는!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현금을 하면 디시라도 해줘야 하는데 디시 없이 현금으로만 하면 카드결제해야지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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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차에 일단 일정표를 적어보려 하고 있다.


처음엔 어디 구역 먼저 해야 겹치지 않고,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몸은 하나인데 미리 해야 할 구역은 또 많으니까 아침엔 마음이 급하다.


출근하는 사람들이 들어오면 다시 퇴근하라고 해주고 싶지만


나는 청소부일 뿐.


그냥 각자 할 일만 하면 된다.


건설현장은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 본다.


아침에 같이 밥을 먹은 건설 현장 근무자는 건설일이 재밌다고 하셨고,


3년마다 건물을 짓고 나면 헤어진다고 한다.


평생 함께 하는 게 아닌, 3년 간 지지고 볶고 하면서 아파트 전체를 지어나가는 곳이 건설 현장이다.


그곳에서 나는 근무하는 사람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1인 역할을 할 뿐이다.


누구는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고 해주셨고,


누구는 춥지 않냐고 해주시고,


누구는 구운 계란을 하나 더 챙겨 와 달라고 하시고,


누구는 직원 앉는 자리가 잘 어울린다고 하기도 하고.


누구는 이걸 매일같이 의자를 올리고 닦고, 내리고 하냐고 하시기도 하고.






그렇게 나는 6일 차 출근을 해버렸고, 퇴근도 무사히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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