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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12일 차

뭐야? 12일 밖에 안 됐나요?

by 쏘리 Feb 26. 2025
현재 근무하는 책상 현재 근무하는 책상 


오늘 나는 선글라스를 준비물로 들고 갔다.


이 선글라스로 말하자면 서울 성수동에 놀러 갔다가 구입해 버린 선글라스다. 


자크뮈스(?) 51만 원가량의 선글라스다.


이 선글라스의 구입 히스토리는 이렇다.


29cm 플랫폼에서 3만 원짜리 선글라스를 끼고 다녔는데 그 선글라스 내구성이 나쁘진 않았지만 한 번 평생 쓸 선글라스는 하나 장만해야겠다 싶어서 벼르고 있었던 시기였다.


장바구니에 선글라스 하면 젠틀 몬스터가 제일 비싸지도, 저렴하지도 않은 선이라 생각했던 걸까


장바구니만 담아뒀다가.


그만, 성수동 매장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나와서 들어갔더니 저 선글라스가 있었고, 


고민하다가 그냥 사버렸다.  


장소 : 청남대 장소 : 청남대 


오늘 이 복장은 아니었지만, 


선글라스를 끼고, 뚫어뻥으로 막힌 변기를 뚫어줬다.


내 똥도 보기 힘들 때가 있는데 남의 똥을 잘 본 적이 없어서 약간의 대미지가 있을까 봐.


흐린 눈을 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쓰고 뚫었다.



52만 원 선글라스의 용도는 타인의 막힌 변기를 뚫어주는 흐린 눈을 해주게 될 도구로 쓰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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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CCTV 작동중!!! 훔쳐가지 마시고, 제자리에 두세요! 


뚫어뻥이 사라져서 구입해 줬다. 자주 막히는 만큼 <대동건재철물> 여기엔 없는 게 없다.


벌써 <대동건재철물> 사장 아주머니와 어머님 하는 사이가 되었다.


싹싹하게 하면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대동건재철물> 흥하세요.


태어나서 처음 가본 철물점. 


만물상 느낌이었다. 없는 게 없는.


"사장님 혹시 이거 있어요?"


"아~ 그럼 있지!"


필요한 걸 바로 살 수 있는 곳.




브런치 글 이미지 5


비치해 줬다~ 


위치가 약간 애매한 것 같기도 한데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둬야 자주 쓰실 것 같기도 하고.



변기가 막히는 건 창피한 게 아니다.

나도 변기가 막혀본 적이 있었다.


다만, 직접 뚫어야 한다는 걸!


지성인이라면?






나머지는 늘 똑같은 일들이다.


쓰레기가 나오면 정리하고 옮기고


흙이 보이면 쓸어주고


바닥에 묻었으면 걸레질을 해주고


차가운 물, 아닌 물도 구분해서 비치해 주고.


물건이란 보이지 않으면 어디에 얼마큼 있는지 모르니


박스를 제때 다 까줘서 내용물을 정리해 주는 게 좋다.



이 회사를 다니면서 결혼을 하라고 하신다.


축의금을 주고 싶다고 하셨다.


마음이 매우 감사했다.


 

결혼한다고 인생이 180도 달라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만나면 재밌고, 인생에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대화도 잘 통하고 


취미생활도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좀 더 풍성하지 않을까.


그게 결혼메이트라 생각한다.


평생을 함께 가야 할 사람.


다들 어떻게 그렇게 만나고 결혼을 약속하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를..


해본 적이 없으니 미지에 세계고


다만, 나 자신을 잃고 싶진 않다.


반대로 내 배우자도 나를 만나면서 희생하고, 참고, 


자기만에 색을 잃어서 가장으로의 역할에 짓눌려 남은 인생을 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그런 건 딱 질색이니까.


하고 싶은거 있음 다 해봐라.


인생은 두 번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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