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12일 밖에 안 됐나요?
오늘 나는 선글라스를 준비물로 들고 갔다.
이 선글라스로 말하자면 서울 성수동에 놀러 갔다가 구입해 버린 선글라스다.
자크뮈스(?) 51만 원가량의 선글라스다.
이 선글라스의 구입 히스토리는 이렇다.
29cm 플랫폼에서 3만 원짜리 선글라스를 끼고 다녔는데 그 선글라스 내구성이 나쁘진 않았지만 한 번 평생 쓸 선글라스는 하나 장만해야겠다 싶어서 벼르고 있었던 시기였다.
장바구니에 선글라스 하면 젠틀 몬스터가 제일 비싸지도, 저렴하지도 않은 선이라 생각했던 걸까
장바구니만 담아뒀다가.
그만, 성수동 매장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나와서 들어갔더니 저 선글라스가 있었고,
고민하다가 그냥 사버렸다.
오늘 이 복장은 아니었지만,
선글라스를 끼고, 뚫어뻥으로 막힌 변기를 뚫어줬다.
내 똥도 보기 힘들 때가 있는데 남의 똥을 잘 본 적이 없어서 약간의 대미지가 있을까 봐.
흐린 눈을 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쓰고 뚫었다.
52만 원 선글라스의 용도는 타인의 막힌 변기를 뚫어주는 흐린 눈을 해주게 될 도구로 쓰일 줄이야.
뚫어뻥이 사라져서 구입해 줬다. 자주 막히는 만큼 <대동건재철물> 여기엔 없는 게 없다.
벌써 <대동건재철물> 사장 아주머니와 어머님 하는 사이가 되었다.
싹싹하게 하면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대동건재철물> 흥하세요.
태어나서 처음 가본 철물점.
만물상 느낌이었다. 없는 게 없는.
"사장님 혹시 이거 있어요?"
"아~ 그럼 있지!"
필요한 걸 바로 살 수 있는 곳.
비치해 줬다~
위치가 약간 애매한 것 같기도 한데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둬야 자주 쓰실 것 같기도 하고.
변기가 막히는 건 창피한 게 아니다.
나도 변기가 막혀본 적이 있었다.
다만, 직접 뚫어야 한다는 걸!
지성인이라면?
나머지는 늘 똑같은 일들이다.
쓰레기가 나오면 정리하고 옮기고
흙이 보이면 쓸어주고
바닥에 묻었으면 걸레질을 해주고
차가운 물, 아닌 물도 구분해서 비치해 주고.
물건이란 보이지 않으면 어디에 얼마큼 있는지 모르니
박스를 제때 다 까줘서 내용물을 정리해 주는 게 좋다.
이 회사를 다니면서 결혼을 하라고 하신다.
축의금을 주고 싶다고 하셨다.
마음이 매우 감사했다.
결혼한다고 인생이 180도 달라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만나면 재밌고, 인생에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대화도 잘 통하고
취미생활도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좀 더 풍성하지 않을까.
그게 결혼메이트라 생각한다.
평생을 함께 가야 할 사람.
다들 어떻게 그렇게 만나고 결혼을 약속하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를..
해본 적이 없으니 미지에 세계고
다만, 나 자신을 잃고 싶진 않다.
반대로 내 배우자도 나를 만나면서 희생하고, 참고,
자기만에 색을 잃어서 가장으로의 역할에 짓눌려 남은 인생을 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그런 건 딱 질색이니까.
하고 싶은거 있음 다 해봐라.
인생은 두 번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