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연 속으로 30대 미혼 여성이 쓴 답글
사진 설명 :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을 올립니다.
홍성에 사는 고등학교 동창 친구네 놀러갔다가
용봉산타러감. 그때 그 친구는 등산 초짜였는데
나는 롱패딩을 입고 우적우적 등산함.
다들 왜 장비 없냐고들 하시는데 그냥 맨손으로도 잘 탐. 고수는 장비 빨 세우지 않음.
롱패딩 입고 등산 하는 처자는 나뿐일듯.
33살 겨울
(* 안녕하세요~ 저는 내년이면 33살되는 93년생 닭띠입니다. 언니~)
3년 연애한 남친이 같은 부서 여자 후배한테 꼬리치며 추파 던지걸 알고 헤어지자고 했다.
(* 최근 우연찮게 친구들과 함께 오서산 등산을 하고 카페에가서 수다를 떨다가 참, 좋은 남성들도 많은데 나이들어가는 늙은 고추들은 젊은 20대 애기들을 보고 설레여 하는… 이리 찌르고 저리 찌르고 유부남임에도, 아내가 임신을 했음에도. 뭐 그런 남자직원들이 있다고 합니다.
거, 좋은 남성들 이미지 먹칠하지말고~
여자들도 좋은 여자들 욕먹게 먹칠하지 말고~)
남친은 무릎 꿇고 빌었지만
(* 진짜 못났다~ 알 두짝 관리 잘하자~)
그 전에도 여사친이라고 말하며 연락하던 그 여자가 전여친이란걸 알게된 사건도 있었기에
(* 음.. 모친과의 애착관계가 불안정 했나?
근데 글쓴이 언니~ 절호의 기회잖아! 럭키비키잖앙
저런 남자들은 정신분석으로 재배치좀 받아야해
어차피 다음 희생자가 될 바엔 어서
호롤로로 할머니처럼 떠나버리자.)
(* 호롤로로 할머니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옵니다.
2006년 노점상 하시는 할머니인데 벌레떼들을 쫓아내기위해 인터뷰에서 추임새로 했던 호롤롤로 효과음을 꼭 듣길 바랍니다.)
난 더이상 우리 사이 신뢰가 없다는 것과
(* 이미 잘 알고 있네! 울 언니 똑똑하네!)
내가 남친을 용서하고 넘어가더라도 나 혼자 속으로 계속 남친의 작은 행동마저 의심하며 내 정신을 스스로가 갉아 먹을걸 잘 알기에 이별을 고했다
(* 용서는 그럴때 하는 게 아니야. 작두 한 번 타줘야지~ 이 언니 무슨 남자에 인생을 걸었나~)
헤어지고 나서도 연락이 왔지만 깔끔하게 정리해야 내게 새 사랑이 찾아 올거란 생각에 전부 차단을 박았다.
(* 아따 언니, 최고 잘했어요. 상장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쉽사리 새 사랑은 찾아오지 않았다.
(* 괜찮아요~ 50대 60대에도 사랑은 와요.
진짜로~ )
난 곧 마흔이다
(* 마흔이면 뭐 세상 무너지는 것 같나요? 뭐 요즘 노산 이슈가 있는 것 같은데 노산이라고 죽상이나 울상 금지. 언니 탓도 아니고 자연스러운 거고 뭐 애 낳으면 좋긴 하겠지만 애 없어도 행복하게 사는 딩크나 다른 부부나 솔로들도 엄청 많습니다. 보통 아이 바라보면서 사는 부부들 아이 갖고 싶어서 애둘러 서두르면 그것 또한 문제 상황들이 많습니다. 너무 울적해 하지 마시라는 얘깁니다.)
차라리 전남친이랑 결혼하고 아이라도 낳고 가정 이루고 아이 바라보며 살걸 그랬나
(* 사고가 좁아지고 계십니다. 이럴 때 하는 선택은 잘 못 될 확률이 높아서. 여유를 갖고 신나게 노세요 언니. )
라는 후회감이 밀려 온다.
(* 후회감, 감정일 뿐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요. 밀려온 것 처럼 또 밀려 나갈 감정입니다. )
늘 혼자인 주말
(* 혼자라는 걸 누군가는 지독하게 부러워 합니다. 참 아이러니 하죠. 기혼자는 미혼자를 미혼자는 기혼자를.. )
그런 나를 안쓰러워 하는 부모님
(* 부모님한테는 그럴 수 있지만. 부모님의 그 눈 빛에 같이 휩쓸리지 마세요. 혼자서도 잘 해요. 마인드 장착)
오늘 부모님이 내가 사는 곳까지 오셔서 밥을 사주셨다
(* 저도 불러주시지. )
요즘 좀 우울한 일이 있었는데 부모님이 그걸 아신걸까
(* 아무래도 모르셨으면 좋겠지만 아셨을거예요. 내새끼 아픈건 기가막히게 아는 부모님들. )
아빠가 드라이브도 시켜주셨다.
(* 아빠 최고~ )
분위기 좋은 카페도 데려가 주셨다.
(* 아버지 진짜 신세대시다. 저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이 나이까지 결혼도 못하고 외톨이로 지내는
(* 아놔~ )
난 불효녀다.
(* 40-50대 미혼 여성 사잡아서 불효녀로 만들지 맙시다~ 여성이나 남성이나 결혼 못하면 불효자녀는 아니지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 울어도 됩니다. 산타는 없어서 울어도 스스로에게 선물 줍시다.)
내가 울면 부모님이 더 속상해 하실것 같아 꾹 삼켰다.
(* 부모님 앞에서 울지 혼자 울지 말아요. 그게 더 맘 아파하실 것 같기도 하고. 만약 제 40대 딸이 내가 걱정할까봐 혼자 우는 것 보다 그냥 내 앞에서 울었으면 좋겠네요. 눈물도 닦아주고 코도 흥 풀라고.)
차라리 그때 전남친이랑 결혼을 했어야 했다
(* 이게 인지적 왜곡으로 가는 길목입니다. 웃긴영상이랑 맛있는 치맥이나 취미생활 하기로 약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