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동필 Aug 17. 2024

담임교사의 선한 영향력(2)

종례시간

담임과 제자로 만나  선한 영향력을 미치다     


나의 제자가 후배들에게 전하는 선한 마음 장학금     


 토요일인 5월 13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한영고등학교. 이 학교 교복을 벗은 지 적게는 10년, 많게는 20년 이상 된 이들이 수십 명씩 교문으로 들어섰다. 나이와 직업은 제각각이지만 이들은 모두 '동필 장학회' 회원으로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 위해 이날 모교를 찾았다.     


 동필 장학회는 이 학교에서 34년째 교직 생활을 하는 필자(신동필 교사)와 담임으로 만난 제자들이 2015년 설립했다. 장학회의 운영은 제자들이 맡고 있으며 필자는 고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날 열린 8회 장학금 수여식에선 한영고 학생 6명에게 각각 50만 원씩 전달됐다.          



고교 담임만 31년째, 모든 인연이 특별하다     


  필자는 정년을 1년가량 앞뒀음에도 올해 1학년 6반의 담임을 맡았다. 한영고에서 담임만 31번째다.

  우리 반에는 필자와 특별한 인연을 가진 제자가 있다. 1999년 이 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동필 장학회 회원으로 있는 이민제(43) 씨의 아들인 이◯◯(16) 군이 그 주인공이다.

 필자가 이 군을 처음 만난 건 이 군이 고등학교 지원을 앞둔 지난해 말이다. 제자이기도 한 이 군의 아버지는 필자를 만날 때면 "아들이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는데 생각만큼 제대로 된 학습을 하지 못한다."라고 고민을 토로했었다. 이 군 역시 "아버지가 고등학교 시절 얘기를 자주 했는데 그때마다 선생님 얘기를 하셨다."라고 한다.

 결국 이 군과 올해 담임교사와 제자의 인연으로 만났다. 반 배정 이후 필자는 이 군에게 "불편하지 않겠느냐."라고 물었다. 하지만 이 군은 "원래부터 아버지가 졸업하신 학교에서 아버지의 은사님께 가르침을 받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이 군의 학업 성취도는 날로 상승하고 있다. 입학 당시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상위 48% 수준이었다. 지난주에 마친 중간고사에서 과목 평균 상위 20%를 달성했다.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변화의 모습을 통해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필자에게는 스승과 제자로 만난 이 특별한 인연이 참으로 소중하다. 함께하는 모두가 늘 어제 만난 것처럼 가깝게 느껴지고 편안해서 참 좋다. 그리움으로 다가서는 소중한 인연들로 연결되는 이 특별한 만남이 소신으로 만들어 온 교직에서의 과분한 보상이란 생각에 더없이 행복하다.


 장학회를 목적으로 하는 모임을 넘어 살아가면서 격려하고 챙겨주며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는 데 힘을 보태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소망한다.     


이 글은 명예 기자 리포트로 작성하여 교육부 기관지 <행복한 교육 2023년 5월 호>에 실린 글입니다.              





                                                                                                               

8동필 장학회를 맞이하며      


 우선 이번 8회 장학생으로 선정된 학생들을 환영하고 축하합니다.

 바른 인성과 성실함 그리고 발전 가능성을 추천 기준으로 선정하여, 동기 부여를 통해 큰 성취를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 장학회의 목적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오랜 세월 마음을 나누며 함께 해 온 장학회 회원들과 역대 장학생 그리고 현재 담임 반 학생들이 함께 합니다.      

 17년간 이어진 ‘한영고 DP 사단’ 모임이 2015년에 ‘동필 장학회’로 이어져서 8회까지 43명의 장학생을 선정하여 지원했습니다. 자발적인 성금과 따뜻한 마음을 보태 주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준 대단한 제자들에게 이 자리를 통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고등학교 동문으로 긴 세월을 넘어온 여러분의 선배들이 장학회를 만든 목적은 ‘동기 부여’입니다. 고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면서 절실함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그 시절에 격려와 위로로 힘을 보태주기 위함입니다. 누구를 만나느냐, 누구와 함께 하는냐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더구나 고등학교 시절엔 특별함이 있습니다. 이 때 삶의 방향과 미래의 모습이 구체화되므로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긍정적인 변화는 앞으로의 삶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작은 변화가 큰 성장을 이끌어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간 역대 장학생 중 다수가 기적같은 큰 성취를 만든 바 있습니다.     


 오늘의 인연에 특별한 의미를 보태며 자기 발전을 위해 정성을 다해 노력하여 큰 성취를 만들어가길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사람은 함께 삽니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입니다. 살아보니 세상이 그리 넓지 않습니다. 훗날 어느 곳에서라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좋은 관계로 자리하게 될 만남을 기대해 봅니다.


 우리의 모임 안에서 서로가 마음을 나누고, 격려하고, 챙겨주며, 건강한 삶ㆍ행복한 날들을 살아가는 데 힘을 보태주기를 소망합니다.     


 한 번뿐인 삶, 정성을 다해 진정성을 가지고 가치있고 의미있는 건강하고 멋진 삶을 살아가길 당부하며 늘 행복과 행운 함께하길 기도합니다. 


 함께 하는 소중한 인연에 거듭 감사합니다.      

                                          

                                           2023. 5. 13.

                                     장학회    고문        신동필


이전 09화 담임교사의 선한 영향력(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