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어제 피검사를 했어.
너희도 알고 있다시피 아빠는 '통풍질환'을 가지고 있어.
몸속에 노폐물, 요산이라고 하는 것이 잘 빠져나가지 않아서 생기는 질환이야.
고기를 많이 먹는 등의 식습관이 좋지 않기 때문이지.
오랫동안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인해 아픔을 겪고 있는 거야.
가끔 한 번씩 걷지 못할 정도로 크게 아팠었어.
근데 최근 2년 동안은 아파서 움직이지 못한 날은 없었어.
살짝 저리는 정도는 있었는데.
그전처럼 발작이 일어나지는 않았어.
온라인 글쓰기를 시작했던 때와 비슷해.
마침 그때 아빠가 입원을 했던 적이 있어.
너희도 아마 기억하고 있을 거야.
아빠는 무릎이 아팠어.
퉁퉁 부어서 걷지도 못할 정도였지.
연골이 다쳤는지 검사를 했지만,
결국 통풍 증상으로 인한 발작이었어.
참 한심했어.
너희들과 이런 모습으로 오랫동안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했어.
건강한 모습으로 너희 곁에 머무르기 위해 결심했어.
독서, 글쓰기, 운동을 시작했지.
그게 벌써 2년 전이구나.
결심에 맞춰서 병원을 옮겼어.
보다 적극적으로 아빠의 질환을 치료하고 싶었거든.
지금 다니고 있는 병원 원장님은 아빠랑 뭔가 맞는 것 같더라.
질문도 편하게 할 수 있고 대답도 잘해주셨어.
학창 시절 공부할 때 선생님을 보는 것 같았거든.
약을 다시 처방받고, 피검사를 했어.
혈액 속에 요산, 간, 염증 등등이 수치를 확인했지.
그땐 정말 최악이었어.
선생님이 말하시던 게 아직도 기억나.
"젊은 나이에 벌써 이러면 안 돼요. 약 매일 드시면서 관리해 봅시다."
"조금만 지나면 한결 좋아질 거예요."
그 뒤로 2~3개월 간격으로 피검사를 해.
선생님 말씀대로 좋아지는 게 보이더라. 발작이 없어졌어.
통풍 발작 원인인 요산 수치도 4점대로 낮아졌어.
그전에는 10을 넘었거든. 심할 때는 19도 나왔지.
이게 7을 넘으면 걷지 못할 아픔이 온다고 하더라.
신경 쓰면서 관리하니까 좋아지는 게 느껴지더라.
피검사 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더라.
'겉모습만 봐서는 모른다. 속을 잘 들여다보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발작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아빠를 보면,
배가 좀 나온 아저씨 일 뿐이잖아. 살이 좀 찌긴 했지.
피검사를 통해 보이지 않던 것을 확인하니 각종 질환을 알 수 있는 거지.
사람을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겉모습만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하지 않았으면 해.
그분의 마음과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잘 들여다봐야 하는 것 같아.
세상이 너무 빠르게 흐르다 보니 사람들과 깊게 이야기할 시간이 부족해.
사실 아빠는 표현하는 법도 잘 모르겠어.
그런 와중에 사람들은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아.
우리 마음은 잘 모른 채 말이야.
겉만 번지르한 것을 쫓아가지 말고,
마음의 향기를 따라가는 너희가 되었으면 좋겠어.
사람과의 만남은 모두 소중해.
하지만 그 속에서 좋은 향기를 알아채는 것도 중요해.
결국 연습이 필요하더라.
자기가 자신의 향기를 잘 맡는 연습을 할 때,
상대의 마음도 읽어낼 수 있어.
또 하나 세상이 항상 밝고 경쾌하고 행복한 것처럼 보이지만,
뒤에서 힘들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어.
특히 이 겨울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사람도 많아.
겨울이 유독 추운 사람들이 있을 거야.
여름보다 힘든 계절이 겨울이거든.
그런 보이지 않는 곳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
함께 응원하며 주변을 잘 살피는 우리 가족이 되자.
아들아, 딸들아.
엄마, 아빠는 너희를 언제나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