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직장인의 로망은 무얼까?

로망이란, 버티는 이유가 되는 어떤 마음

by 감성멘토앤


“직장인의 로망이 뭐예요?”

누군가 무심히 던진 질문 하나에 생각이 잠긴다.

퇴사, 연봉 인상, 승진, 휴직, 조기 은퇴…

그럴듯한 단어들이 떠올랐다가 이내 사라진다.

아니야, 진짜 로망은 그런 게 아닐지도 몰라.

내가 진짜 바라는 건,

점심시간 1시간을 온전히 나답게 쓰는 것.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모니터에 쌓인 알림창도 잠시 잊은 채

따뜻한 햇살이 드는 구석 자리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그 15분이,

힘들때마다

'괜찮아, 다시 해보자'고 말할 수 있는 작은 근거가 되어준다.

회의가 많은 이들은 생각한다.

때로는 마음속 작은 로망들이 하나씩 줄어든다.

내 의견이 무시당할까 봐 조심스럽게 말꼬리를 다듬고,

적막이 흐를까 불안해서 의미 없는 멘트를 붙인다.

그럴 땐,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사람,

“수고했어요”라고 말해주는 사람,

그런 존재 하나가 간절해진다.

로망은 그래서,

꿈같은 먼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을 무사히 지나가게 해주는 작고 현실적인 마음이다.

로망은 ‘바라는 삶’이 아니라,

잠깐이라도 나답게 숨 쉴 수 있는 순간을 상상하는 일이다.

늦지 않게 퇴근해서

마트에서 고른 장미꽃 한 송이를

내 방 유리병에 꽂아두는 그 평범한 저녁.

친구와의 카톡에 “바쁘지?”라는 인사 대신

“오늘 하루 어땠어?”라고 물을 수 있는 여유.

그게 내게는 로망이다.

가끔은 생각한다.

내가 지금 버티는 이유는

큰 목표도, 대단한 성취도 아니다.

그저 하루쯤은,

“아무 일 없이 흘러갔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마음.

어쩌면 그 로망 하나가

나를 지키는 울타리가 되어주는 건 아닐까.

로망은 나를 더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주진 않는다.

대신,

나를 ‘너무 지치지 않게’ 만들어주는 힘이 되어준다.

남들이 보기엔 별거 아닌 그것이

내겐 아주 중요할 수 있다는 걸

이제는 내 스스로도 알아주기로 했다.

오늘도 생각해본다.

“당신의 로망은 무엇인가요?”

그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하루의 끝에서

'오늘 잘 버텼어'라고

스스로에게 다정하게 말할 수 있다면,

당신의 로망은 지금

이미 어딘가에서 조용히 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직장인#직장#감성맨토의생각한대로있는그대로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10화책상위 포스트잇 한 장의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