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멘토의 생각한대로 있는그대로
고구마는 참 신기한 작물이다.
뿌리가 없어도 순을 심으면 뿌리를 내리고,
시간이 지나면 단단한 줄기와 잎을 내밀며 살아간다.
생명력이란 게 이런 걸까 싶다.
아마 다섯 살쯤이었을까.
그보다 더 어렸을지도 모른다.
엄마의 그림자를 따라다니던 나는
늘 흙과 가까이 있었다.
엄마가 밭에 고구마 순을 하나씩 꽂을 때마다
나는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그 순을 쏙쏙 뽑아 올렸다.
그게 놀이였다.
엄마는 놀라서 “아이구, 또 뽑았네” 하며 웃으셨지만
나는 그 웃음이 좋아서
또 고개를 갸웃하며 흙 위로 손을 내밀었다.
햇살 아래의 고구마밭은
그때의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놀이터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엄마의 해방꾼이었다.
엄마의 일을 도와주는 줄 알았지만
사실은 방해꾼에 가까운 꼬마였다.
그런데도 엄마는 화내지 않으셨다.
그저 웃음으로 품어주셨다.
그때의 흙 냄새, 바람, 엄마의 손길이
아직도 내 기억 어딘가에 살아 있다.
고구마밭의 풍경은 그렇게,
내 마음 깊은 곳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감성멘토#감성멘토앤#나의 살던고향은
“삶이란, 뿌리 없이도 자라나는 어떤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