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 말 - 더위와의 싸움

[ECT +2] Summer 2 Week 6

by Ms Jung

이제 진도도 다 끝나서 이번 주부터는 계속 지금까지 배운 것들 리뷰하고 있다. 아이들도 급하게 뭔가를 해야 한다는 느낌이 없어서 힘들이지 않고 학교 생활을 즐기는 것 같다. 하지만 여름이고 날씨도 덥고 이번 학기는 6주가 아닌 7주라서 아이들끼리 서로 으르렁거리는 일들이 많아졌다. 남자아이들 경우 쉬는 시간에 놀 때 서로 밀치고 다치게 하는 일들이 있고 여자 아이들 경우 서로에게 상처되는 말들 (you are so stupid!, you are the rudest person 등등)을 하면서 서로 싸우고 있다. 그래서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끝나고 나면 아이들이 줄을 서서 누가 나한테 이렇게 말했다, 저렇게 말했다 등등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이야기 듣고 중재하는데 엄청난 시간을 들이고 있다. 나도 덥고 내가 뭘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니 밖에서 지도하는 선생님한테 말했으면 더 이야기하지 말라고 가서 앉으라고 한다. 그래도 아이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반 전체에게 kind words, kind hands에 대해 늘 이야기하면서 서로 상처 주고 아프게 했다면 미안하다고 말하라고 시키면 또 말도 잘 듣고 서로 화해도 잘한다. 이런 걸 보면 왜 처음에 그렇게 싸웠지 싶기도 하다.



이번 주는 아이들이 3학년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있는 옆 학교 junior 학교에 아이들 데리고 가서 쉬는 시간에 놀게 하기도 했고 금요일에는 옆 학교에 있는 6학년 연극 리허설 가서 보고 오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3학년 되는 것에 대한 기대, 긴장, 걱정 등이 있다면 적어 보라고 했는데 대부분 아이들이 다 기대된다고 해서 이 또한 감사하기도 하다. 이제 한 주 남았으니 무사히 잘 마무리되면 좋겠다.



이번 주 금요일에 리포트 다 이메일로 발송됐다. 이스터 방학 끝나고부터 썼던 리포트라 시원섭섭하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성적을 주고 싶기도 했지만 3학년 가서 선생님에게 도움을 더 받으려면 expected를 받는 것보다는 working towards를 받는 게 더 낫기 때문에 마음이 아프지만 그냥 working towards를 준 아이들도 몇 된다. 성적이 낮다고 아이들의 지능이 낮은 게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이나 부모님이 마음이 무겁지 않으면 좋겠다. 우리 반에는 정말 열심히 하는 아이가 있는데 노력은 1등이지만 글 쓰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아이는 내가 교장인 쌤과 얘기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까 했지만 쌤이 아이의 라이팅 북을 보고는 그냥 working towards를 주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점수가 좋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는 선생님이 그냥 줄 수도 있지만 내 경우는 항상 교장이나 2학년 부장인 리지와 늘 상담을 했다. 내 판단이 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잘하는 아이들 중에도 greater depth를 주고 싶었지만 쌤이 보고서는 strong expected라고 그냥 expected 주라고 한 아이들도 몇 있어서 그렇게 했다. 성적 주는 건 정말 어렵다. 그래도 아이들이나 부모님들이 보고 내 아이가 어떻게 하면 더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ECT 트레이닝 있던 곳 - 간단한 다과가 있어 좋았다

수요일은 수업 후에 마지막 ECT 트레이닝이 있어서 세미나 있는 곳에 갔고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 만나서 오래간만에 회포를 풀기도 했다. 다들 이제 선생님 같다. 친구 중 하나는 결혼을 한다고 돈 모아야 된다고 부모님이 있는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했다. 그 친구는 이미 학교에 사표를 냈는데 아직 부모님 사는 곳에 있는 학교에서 일을 못 구했다고 한다. 지방은 런던보다 학교 수도 적고 아이들 수도 적기 때문에 일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런던도 요즘은 아이들 수가 줄어서 학교 문 닫고 다른 학교로 보내는 일도 있다고 들었는데 지방은 더 심한 것 같다. 우리 학교에서 실습하고 있는 시텔 역시 7, 8 군데 인터뷰 봤는데 다 안 돼서 일 년 정도 에이전시에서 일하다 내년에 다시 지원해 보겠다고 한다. 일 잘 구하는 사람들은 잘 구하고 안 되는 사람들은 힘든 것 같아서 내가 직업을 갖고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하다.



목요일에는 우리 반 아이 중 똘똘하지만 집중을 못하는 아이가 있어서 부모님 상담을 했다. 아이는 현재 initial concerns라고 해서 좀 더 포커스를 두고 봐주고 있는 상태인데 보통 3학기 정도를 이렇게 보고 서포트해 주고 상태가 좋아지면 모니터링을 그만하고,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Learning support plan이라고 해서 좀 더 많은 서포트를 해주는 쪽으로 플랜을 바꾼다. 이 아이는 부모님이 엄청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잘 도와주는 분이라 만날 때마다 기분이 좋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분명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 부모님들이 다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현실은 반대라 안타깝다.



토요일은 학교 써머 페어가 있어서 가서 한 시간 정도 도와주고 왔다. 우리 학교는 학교 축제 전에 교사나 직원들에게 도와주라고 싸인업 하라는 폼이 이메일로 오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한 시간 정도 도와준다. 작년에는 toy tombola에서 도와줬고 올해는 2학년 쌤들 다 같이 sweet tombola에서 일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젤리가 햇볕에 녹아버리기도 해서 그늘로 옮기고 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땀이 뚝뚝 떨어졌다. 리지가 콜라 사줘서 마시고 끝나고는 소피가 핌스 사줘서 마시고 집에 왔는데 녹초가 돼서 그냥 멍하니 하루를 보낸 것 같다.

학교 축제 - 더운데도 사람들이 엄청 많이 왔다


다음 주가 마지막이라 아이들 노트들도 다 집에 보내야 하고 목요일에 있을 발표회 준비도 해야 해서 좀 정신없을 것 같지만 날씨가 월요일에는 좀 선선하다고 하니 그나마 숨을 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까지 큰 사고 없이 잘 마무리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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