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유준이?
지금 무슨 말이 나오는지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 지, 지금 뭐라고...?"
"아니 우기야 나중에, 나중에 내가 다시 전화할게"
전화가 끊기는 소리와 함께 남자친구의 목소리와 아기의 목소리는 사라졌다.
"아하하... 뭐 조카가.. 조카가 아빠라고 할 수도 있는 거지..."
연애프로그램에서는 싸한 기분이 들어도 그냥 넘어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다른 점들이 너무 좋으니깐. 그 싸한 것만 빼면 모든 게 나은 사람이니까.라고 생각이 들자마자 목이 너무 아파왔다.
"으윽... 하아..."
걷잡을 수 없는 통증에 목에 손을 감고 초침이 똑딱거리는 소리만 듣고 있자, 핸드폰 진동음이 울렸다. 남자친구의 이름과 그 옆의 하트를 보자마자 구토감이 몰려왔다. 하염없이 울리는 진동을 바라보고 또 바라봤다. 부재중이 10통이 넘어가자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잡았다.
"....."
"... 우기야 집 앞이야. 얼굴 보고 얘기 좀 하자."
".... 오늘은... 오늘은 내가 조금 힘들어서..."
"... 기다릴게. 꼭 말하고 싶어."
이기적인 새끼.
"... 변명해. 다 괜찮으니까 아니라고 해."
"..."
지금에서야 내가 그 사람한테 사랑받고자 했다는 걸 알아버렸다. 회사의 영업 부니깐 그 사람에게 조금 더 좋은 정보를 알려주고 싶어서 말을 많이 했었다. 처음에는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고 싶었다. 내가 이 회사의 공주님이랑 어울리는 이유는 살기 위해 발악하는 것이라고 그런 나를 보듬어주고 쓰다듬어주라고. 남자친구라는 존재한테 호소했다. 좋은 방향성이 나중에는 영양가 없는 가십만 떠들어대는, 뻐끔뻐끔 거리를 생선대가리 같은 모습이 되어있었다.
"... 내 애기 맞아."
"... 변명하라고 했잖아!! 아니라고 하라고!!"
"유준이 내 아들맞고. 이혼했어."
"듣기 싫다니까?!"
"10년 전에 이혼했고 지금은 애기만 일주일에 보고 있어. 언젠가 말해야지 말해야지 하다가..."
"... 말해야지..? 웃기지 마... 들켜서 얘기한 주제...!!"
"..."
"내가 얼마나 만만하고 쉬워 보였으면!! 부서에서도 미운오리새 끼고!! 그러니깐 속이고 싶었겠지!"
회사에서는 찍소리도 못하면서 감히 날 속였냐고 목 안에서 큰소리를 내니깐 큰 가시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바사삭-
"돌싱인걸 속이고 만나는 것도 웃겨 죽겠는... 윽...!!"
큰 가시가 자잘하게 쪼개진 상태가 되자 욱 씨이 아니라 따끔거리게 됐다.
"그 정도로 쉽게 봤으니까"
"... 뭐?"
"너 회사에서 미운오리새끼인 것도 알고 한 번 해보려고 한 거 맞아"
"... 쓰레기 같은..."
"너도 임원이랑 자고 다니잖아"
"... 뭐?"
"너도 그렇게 떳떳하지도 않은데 누가 누구한테 뭐라 할 처지는 아니지 않나?"
가시가 부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