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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잡다한석사 Oct 03. 2024

동시 : 소화전의 장난

1

따르릉, 불이야!

어서 대피해요!     


할 일 없는 소화전,

오늘도 장난이다.


불도 나지 않았는데

소화 벨을 두드린다.


이번이 열두 번째,

속는 사람 사라졌다.    


따르릉, 불이야!

어서 대피하세요!     


“이번엔 진짜야!”  

   

파도치는 빨간 불에

소화전은 전전긍긍.

까만 연기 자욱한데

소방관만 기다린다.   

  

소방관이 도착하자

참던 눈물 터뜨린다.

장대비 같은 눈물에

거센 불도 사라진다.


반성하는 소화전에

용서하는 사람들     

 

2

평화로운 날에도

소화 벨이 요란하다.     


따르릉, 불이야!

어서 대피하세요!   

  

하지만 이번에도 장난일 뿐,

역시 제 버릇 개 못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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