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학교 선택하기
보통 호주 초등학교는 학교에서 오픈데이하는 날 학교를 찾아가거나 직접 학교에 신청을 해서 학교 투어를 해볼 수 있다. 우리가 학교를 투어 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았던 점은 환경이다. 아이가 콘크리트 건물에서만 시간을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는 놀이터가 6개, 야외 운동장 1개, 실내 운동장 1개 그리고 학교 바로 옆이 큰 공원과 산책길이 있어 아주 자연친화적이고 뛰놀 곳 많은 것이 맘에 들었다. 두 번째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헀던 점은 교육이다. 공부를 잘하는 학교,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많은 학교는 피하고 싶었다. 너무 학교에서 공부나 성적에 포커스를 두는 학교를 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에 공부에 치여 살았던 내 어린 시절보다는 아이가 실컷 놀기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
원래 호주 학교는 다 그렇지 않냐 라는 생각을 하는 한국 부모님들이 많지만, 호주에서 유명하고 잘 알려진 학교는 학교 전체가 두루 성적이 좋다는 이야기고, 그 뜻은 학교에서 성적과 공부에 포커스를 두기 때문이거나 성적을 중요시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은 학교란 뜻이다. 우리는 그런 학교는 피하고 싶었다.
사립학교일수록 학교의 시설이 좋아지고, 주로 멋진 건물이 세워진다. 멋진 콘크리트 빌딩의 학교보다는 우리는 일반학교 중에서도 단층으로만 이루어져서 아이들이 언제든지 금방 뛰어나와 놀 수 있는 학교를 보내고 싶었다. 현재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모두 단층으로 되어있고, 덕분에 우리 아이들은 여자아이들인데도 학교를 가면 매일 7,000-10,000 steps를 거뜬히 뛰고 온다.
호주 초등학교 입학 신청
학교 투어가 맘에 들면 원서를 작성해서 학교에 제출을 하게 된다. 학교입학 전년도 7월까지 원서를 접수해야 한다. 주로 원서에 들어가는 내용은 아이와 부모의 인적사항, 주로 가는 병원주소, 주치의사 이름, 비상연락망 (호주에 사는 사람이어야 함) 그리고 부모의 직업이다. 직업군은 A, B, C, D로 나누어져 있으며, 두 부모 모두 직업군이 어느 부류에 속하는지 기록해야 한다. 이외에도 출생신고서와 예방접종 기록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서류가 제출되면 학교에서는 주로 학군 안에 살고 있는 아이를 가장 우선으로 뽑게 되며 형제나 자매가 이미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 등으로 우선권이 주어진다. 이렇게 때문에 호주 부모들도 좋은 학군에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고, 좋은 학군일수록 부동산 가격이 높다.
호주 초등학교 입학 나이
호주, 내가 사는 빅토리아주는 초등학교 입학 커트라인 나이가 4월 30일생까지이다. 생일이 5월 1일부터 다음 해 4월 30일까지인 아이들이 같은 학년으로 입학하는 것이다. 보통 만 4세에서 6세에 입학을 하는데, 부모의 결정권으로 아이의 입학을 1년-2년 늦출 수 있다. 우리 큰 아이의 경우에는 생일이 3월이라 친구들 중에서 가장 어린 축에 속하기도 했고, 알파벳을 모두 익히고 공부에는 걱정이 없었지만 쑥스러움이 많고 소극적이 성격이었기에 학교를 시작할 준비가 안되었다고 생각해 우리는 1년 홀드 하기로 했고, 아이는 5살에 학교를 입학했다. 그때는 아이가 어려서 내가 선택한 것이 옳았는지 걱정이 많았는데. 6학년이 된 지금 아이가 학교를 늦게 시작해서 좋았던 부분이 더 많았다고 이야기해 줘서 너무 고맙다. 아이의 입학시기는 전적으로 부모의 선택이지만 요즘 호주 엄마아빠들이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늦추는 경우가 적지 않다.
초등학교 오리엔테이션 & 입학식
입학서류가 통과되면 입학 확인서를 받게 되고, 오리엔테이션 스케줄이 나온다. 일주일에 한 번, 세 번 정도 학교에 가서 2-3시간씩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한 학년이 될 친구들 그리고 그 학년에 선생님이 될 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다. 학교의 지리와 환경도 익숙해질 수 있어 우리 아이에게 참 도움이 많이 됐다. 오리엔테이션을 마치면 부모들에게 이메일로 아이와 친한 친구 세명의 이름 그리고 혹시 선호하는 선생님이 있는지를 물어본다. 무조건 요구조건을 다 들어주는 건 아니지만 최대한 아이가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될 수 있도록 고려해 주신다.
호주 학교의 학기는 1월 말 혹은 2월 초에 시작이다. 첫 등교 전 입학식을 하는데 우리 아이 학교의 입학식은 평일 저녁에 부모만 참석하도록 되어있었다. 첫 아이 입학이라 아무것도 모를 때, 학교에서 입학식이라고 하기에, 엄마들 사이에 기죽지 않으려고 한껏 꾸미고 아끼던 멋진 구두도 신고 입학식에 갔다. 그런데 이게 머람. 나 빼고 모든 호주 엄마 아빠들이 쪼리에 슬리퍼, 반팔티셔츠에 반팔바지, 아주 편안 차림으로 입학식을 온 거였다. (멜버른은 1월이 한여름이다) 나 혼자 한국인 엄마라 외모나 머리색으로도 이미 사람들 눈길을 끌었는데, 또각또각 구두소리에 내가 움직일 때마다 모두들 나는 보는듯했다. 얼마나 창피하던지..
입학식에서는 학교 설명을 간단히 하고, 학생들의 반을 호명해 준다. 그 후 교실로 가서 한 반이 될 아이들의 부모들과 인사를 하고 담임 선생님을 뵙게 됐다. 아이가 학교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학교교실도 가서 보고, 선생님도 만나 뵙고, 반 학부모들도 얼굴을 알게 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처음 담임 선생님을 뵌 날, 선생님께서 학부모들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셨다.
"Parents, do not carry your kid's bag to the school. If they can't carry their own bag, they are not ready to come to school."
부모님들, 아이 학교가방을 들어주지 마세요. 아이가 스스로 자기 가방을 들고 올 수 없다면, 아이는 학교를 입학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입니다.
아직 만 4-6살인 아이들에게 가혹한 말이 아닌가 싶었지만, 독립성을 중요시 여기는 호주에서 학교에 오려면 아이 스스로 그 정도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호주의 교육청은 각 주별로 나누어져서 운영되고, 각 주 교육청마다 조금씩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저희 아이들은 모두 멜버른, 빅토리아 주에서 일반 주립 학교를 다니고있고, 빅토리아 주 교육청의 정보와 직접 한 경험을 기반으로 글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