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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승섭 Sep 06. 2024

소실된 이야기

건망증이 심해져서 자꾸 잊었다

망가져 간다는 걸 느껴갔다


열쇠를 찾아 뒤적거리는 아침이 있었고


갈림길에서는 올바른 방향을 찾아 갸웃거렸다


집을 잊어갔다


건망증이 심한 이웃을 만나 안부를 물었다

날씨가 좋네요 지금이 겨울이었나요?


말을 주고받으며


우리는 각자의 집을 찾아 서성거렸다

자잘한 기억들을 맞춰가면서


저 사람이 누구였던가 이웃과 멀어지며 생각했다


한참을 서성였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열쇠를 챙겨 걸었다


어느 집의 현관을 열자 넓은 거실이 나타났고

낯선 얼굴이 커다란 액자 속에 있었다


다시 갸웃거렸다


낯선 소품들을 더듬을수록

기억에 없는 바람이 익숙하게 스쳐 갈수록


창밖에는 반팔 옷을 입은 사람과

코트를 입은 사람이 오갔다


거리에는 아픈 사람이 많고 그들 중에 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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