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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감상문 03화

머니볼

by tricky boy

1. 들어가며

넷플릭스 인기 영화 순위에 항상 올라와 있었지만, 단순한 스포츠 영화일 거라고 생각하고 미뤄왔다. 그러나 영화를 좋아하는 지인이 극찬하며 추천해 준 덕분에 보게 되었고, 예상보다 훨씬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었다.


오랜만에 영화를 보면서 가슴이 뜨거워졌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에도 깊은 여운이 남았다.


2. 줄거리


주인공 **빌리 빈(브래드 피트)**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야구단의 단장이다. 그는 팀을 우승으로 이끌기 위해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려 하지만, 오클랜드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예산이 적은 구단 중 하나였기에 뛰어난 선수를 데려오기가 쉽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팀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은 자꾸만 다른 구단으로 스카우트되었고, 빌리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한 스카우터의 말 한마디가 단장의 결정에 큰 영향을 주는 모습을 본 빌은, 그가 기존 스카우터들과 다르다는 것을 직감한다. 그리고 바로 그를 오클랜드 구단의 부단장으로 영입한다.


그의 이름은 피터 브랜드(조나 힐 분).

그는 선수의 기량을 육안으로 평가하는 기존 스카우터 방식이 아닌, 철저히 통계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하는 새로운 전략을 사용했다. 그는 홈런, 스타성 같은 요소보다 출루율이 높은 선수를 선별하는 데 집중했고,

이 선수들은 나이가 많거나 혹은 사생활 적으로 문제가 있는 선수들이어서 시장에서 이들을 좋게 보지 않기에 저평가된 그들을 싼 가격에 데리고 오려고 했다.

빌리는 피터 브랜드의 철학을 믿고 팀을 새롭게 개편하려 했지만, 기존 감독과 코치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이 보기엔 야구는 수치가 아닌 감과 경험으로 운영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코치와 감독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빌리는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빌리는 감독과 갈등을 빚지만, 감독은 그들의 전략을 불신하며 영입된 선수들을 기용하지 않았다. 팀이 계속해서 연패를 기록하며 더욱 불안해졌다. 결국 빌리는 선수 트레이드를 통해 기존 팀 전력을 완전히 재편했고, 어쩔 수 없이 감독도 빌리의 방식대로 선수를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팀은 믿을 수 없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10연승… 15연승… 그리고 20연승.

이는 당시 아메리칸리그 최장 연승 기록이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결국 패배했고, 오클랜드의 우승 도전은 끝이 났다. 이후 빌리는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역대 최고 연봉 단장 제안을 받지만, 이를 거절하고 오클랜드에 남기로 결정한다.


3. 영화의 매력 포인트


① 현실적인 스토리


만약 영화에서 오클랜드가 마지막에 우승까지 했다면, 감동은 있었겠지만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우승 대신 '현실적인 한계'를 보여주며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팀이 20연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고도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패배하는 장면은, 약간의 아쉬움과 함께 오랫동안 여운을 느끼게 해 주었다.


② 빌리 빈의 결단력

빌리는 구단 내부에서도, 외부에서도 끊임없는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자신의 철학을 포기하지 않았다.

감독이 그의 전략을 무시하자, 그는 기존 주전 선수들을 트레이드하며 어쩔 수 없이 그의 방식을 따를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 만약 그의 방식이 실패했다면, 그는 단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을 것이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자신의 신념을 지켜낸 빌리 빈의 결단력이 이 영화의 핵심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③ 빌리 빈과 딸의 관계 – 노래가 주는 감동

빌리는 이혼 후, 딸과 자주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딸과의 만남은 빌리에게 가장 큰 위안이자 행복이었다.

영화의 마지막, 보스턴 레드삭스가 빌리에게 거액의 연봉을 제안하며 스카우트를 시도할 때, 빌리는 고민에 빠진다.

그때, 딸이 녹음해 준 노래가 등장한다.


"내가 아닌 그 무엇이 되려고 애쓰는 건 너무 힘들어."

"아빠는 루저야."

"그냥 쇼를 즐겨요."


이 가사의 의미는 단순하다.

"아빠, 세상의 기준에 맞추려 애쓰지 마세요. 그냥 아빠가 하고 싶은 일 하세요, "

이 장면에서 나도 울컥했다.

빌리가 결국 오클랜드에 남기로 한 선택과, 딸의 노래가 흐르는 장면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영화의 마무리로서 완벽했다.


4. 마무리 – ‘머니볼’이 준 감동

영화가 끝난 후에도, 딸의 노래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는 스포츠 영화(혹은 스포츠 애니메이션)를 좋아한다.

그 이유는, 단순히 경기에서 승리하는 쾌감뿐만 아니라, 선수, 코치, 감독이 한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과정이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런 스포츠물의 전형적인 특징과 함께 영화에서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현실적인 실패 속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가는 모습과 함께

빌과 힐의 외로운 싸움으로 야구계 전체를 바꿨다는 것이 나에게는 더 큰 감동을 주었다.


"진짜 패배자는, 도전하지 않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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