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재 중 감상문 04화

서부 전선 이상은 없다.

by tricky boy

불과 몇 미터를 차지하기 위한 전투에서 300만. 명의 병사가 목숨을 잃었다. 윗선의 몇 마디러 수많은 생명이 스러진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비극적이었다.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는 휴전이 오전 11시로 예정되어 있었음에도, 독일의 고위급 장군이 "이대로 끝낼 수 없다"라며 마지막 돌격을 명령하는 순간이었다. 전쟁이 끝났다고 기대하던 병사들은 다시금 무의미한 전투에 내몰린다. 사실, "무의미하다"는 표현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단지 한 전선을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병사들의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나는 서부전선 너머의 평원이 전략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르지만, 이 영화를 본 입장에서 어린 병사들의 목숨을 내어줄 만큼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특히 주인공의 동료 ‘카트’의 죽음은 더욱 허망했다. 그는 전장에서 목숨을 잃은 것이 아니라, 단지 마을에서 달걀을 훔친 후 그 집의 아이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게다가 총알 자체가 치명적이지 않았음에도, 검은 피가 간에 들어가 결국 생명을 잃는다. 처음엔 이 장면이 찝찝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역시 전쟁의 비극을 보여주는 요소였다. 배고픔에 시달리는 병사들이 마을에서 식량을 훔치는 것은 흔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음식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 또한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참호전의 끔찍함과 전쟁의 잔혹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점이다. 적 참호로 돌격하는 병사들은 앞사람을 총알 방패 삼아 나아가고,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포탄과 총알을 단순한 '운'으로 피해야 한다. 살아남는 것은 용맹함이 아니라 운이 좋은 것뿐이다. 장갑차가 나올 때, 군대에서 장갑차를 훈련 때 많이 타서 반가웠지만,

영화 속 장갑차의 존재는 내가 본 장갑차와 달리 병사들에게 압도적인 공포를 선사해

무력감을 안겨준 수단이었다.


가장 분노를 유발한 장면은 고위층과 병사들의 대비였다. 장군들은 따뜻한 식사를 하며 여유롭게 휴전 시간을 정하는 반면, 병사들은 잔인하게 죽어갔다. 특히 화염방사기로 불타며 비명을 지르는 병사들의 모습은 전쟁의 잔혹성을 더욱 강조하며 나를 깊이 몰입하게 만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주인공의 얼굴은 처음과 달리 점점 피폐해지고, 마침내 감정이 사라진 ‘전쟁 기계’로 변해간다. 마지막 휴전 전투에서 장군이 "돌격"을 외치자, 병사들은 잠시 주저하지만 결국 몸이 기억하는 대로 다시 전장으로 뛰어든다. 이 장면이야말로 전쟁의 잔혹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불과 몇 미터의 땅을 위해 수많은 젊은 병사들이 희생되는 모습을 보며

절대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keyword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