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부조리 철학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알베르 카뮈의 작품, '이방인' 내가 좋아하는 책 중 하나다. 이 책을 읽으면 삶의 무의미함과 세상이 얼마나 부조리로 가득 차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줄거리]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이 유명한 첫 문장만으로도 주인공 뫼르소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어머니의 장례만 없었더라면, 산책을 했을 것인데"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쉽게 떠올릴 수 없는 사고방식이다. 또한 여자친구가 결혼을 제안했을 때, "네가 원한다면"이라고 답하고, 자신을 사랑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야"라고 대답한다. 그는 우리가 규정한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난 인물이다.
그래서 그가 살인을 저질러 재판을 받을 때, 재판장은 살인 행위 자체보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그의 태도에 집중한다. 사회적 통념에 따르지 않았고, 감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그의 유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내가 뫼르소라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인습에서 벗어나 솔직하게 사고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한 번쯤 생각해 보자. 꼭 어머니의 죽음에 슬퍼해야만 할 이유가 있을까? 어머니 장례식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만 할까? 결혼은 반드시 사랑의 감정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일까?
이런 질문을 주변 사람들에게 한다면, 대부분은 나를 비정상이라 할 것이다. 당연한 반응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예의'와 '관습'을 배우며 자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뫼르소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낸 점에서 매력을 느꼈고, 그의 태도에 조금씩 공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적 규범과 가치가 완전히 무너지면, 우리의 편의와 안정 또한 사라질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뫼르소에게 공감하면서도, 그를 온전히 받아들이지는 못한다.
그가 살인을 저지른 것은 분명한 범죄이며, 그가 세상을 다르게 본다고 해서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의 재판에서 초점은 그의 살인이 아니라, 그가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는 점, 어머니를 양로원에 보냈다는 점, 장례식에서 밀크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웠다는 점에 맞춰졌다. 이러한 이유로 재판장은 "그가 범죄자의 마음으로 어머니를 무덤에 묻었다"라고 주장하며, 결국 그는 사형을 선고받는다.
재판에서 뫼르소가 변론하려 해도, 재판관들은 그의 말을 흘려보낸다. 그의 지인들이 증언을 해주지만, 검사와 배심원에 비해 말의 전달력과 어휘력이 부족해, 그들의 변호는 무력하게 흘러간다. 재판을 자세히 보면, 배심원과 검사는 서로 아는 사이였고, 마치 연극처럼 이미 결론이 정해져 있는 듯 진행된다.
감옥에서 뫼르소는 항소를 기대하지만, 사형 집행관이 올까 봐 불안해한다. 그러나 결국 사람은 언젠가 죽게 되어 있다는 생각에, 이러한 불안도 무의미하다고 여긴다. 마지막 순간, 그는 사람들의 증오 어린 외침을 들으며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끝내 부조리를 받아들이고, 삶의 무의미 속에서도 행복을 찾는다.
[이방인에서 말하는 '부조리']
' 뫼르소는 세상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가 어머니의 죽음에 슬픔을 보이지 않은 점, 태양빛이 눈부셔 아랍인을 죽인 점을 이유로, 그를 비인간적이고 비도덕적이라고 판단한다. 그는 단순히 햇빛이 너무 강해 감정적으로 방아쇠를 당겼을 뿐인데도, 사람들은 그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려 한다.
이처럼, 사회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뫼르소에게 의미를 강요한다. 이것이 이 소설이 다루는 '부조리'다. 마지막에 뫼르소는 세상의 무의미함을 다시 한번 받아들이며, "나는 행복하다"라고 말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삶은 의미 없이도 지속될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우리는 나름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이 『이방인』이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다.
“나는 이제 모든 것이 나와 마찬가지로, 나의 형제처럼 보였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이 감옥, 머리 위의 하늘, 그리고 나를 기다리는 죽음까지도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친숙한 것처럼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