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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도 어머니께 짜증 냈을까? 몽마르트르에서의 냉전

7040 모자의 특별한 서유럽동행 8일

by 라이팅코치 정희도

[파리의 아침] 싸우고 빨리 풀리는 관계의 비밀

프랑스에서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어젯밤 강바람을 제법 맞았지만 아름다운 에펠탑 야경 덕분이었을까?

개운하게 일어났다. 어머니도 다행히 컨디션이 괜찮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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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텔의 조식은 만족스러웠다. 이제 점점 호텔 조식들이 적응되었다.

빵, 소시지, 요거트, 견과류, 스크램블, 과일을 정성스럽게 담았다.

어머니는 한 접시 나는 두 접시를 든든히 비웠다.

8일 차 출발을 기념하며 상큼하게 단체사진을 찍으며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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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좋은 점은 비록 어머니와 다투고 부딪히더라도,

그날 그날 어떻게든 감정을 풀었다는 것에 뜻깊은 의미가 있었다.


부부가 아무리 싸워도 원룸에서 살면 풀리게 되어 있다는

출처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어디서 들은 말이 떠올랐다.

그랬다. 요즘 우리는 방이 너무 많은 곳에서 살고 있지 않나?

싸우다 안 되겠으면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면 그만이다.

심하면 잠까지 따로 자게 된다. 그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감정골은 깊어진다.

늘 어머니와 함께 다니고 같은 방을 썼기에 부딪혔지만 오히려 풀리지 않았을까 돌아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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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공통점] 에펠탑과 샹젤리제, 새치기 에피소드

오늘 일정은 에펠탑 내부 및 전망 관광, 샹젤리제 거리, 세느강변 레스토랑의 3코스 정찬식

그리고 파리 예술가들의 정신이 있는 몽마르트르 언덕의 방문이었다.

개인적으로 몽마르트르 언덕이 제일 기대되는 마음이었다.


확실히 뚜르드 프랑스, 자전거의 나라라서 그런가? 이때까지 방문한 곳 중

가장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패키지여행이라 아침 일찍 이동해야 하는 일정에 러닝과 자전거를 해볼 수 없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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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몰릴 것을 대비해 우리는 서둘렀다.

이미 다양한 나라에서 온 관람객들이 제법 기다리고 있었다.

순서를 기다리며 에피소드도 있었다.


분명 우리가 먼저 섰는데 학생들 대신 줄을 맡아준 외국 선생님이 있었다.

한 두 명도 아니고 너무 많이 들어왔다. 눈살이 찌푸려졌다.

우리를 비롯해 기다리고 있는 다른 관람객들도 항의했다.

결국 그들은 다시 줄을 서기 위해 모두 뒤로 돌아갔다.


어찌 보면 학생들의 모범을 보여야 하는 선생님인데 새치기는 동서양 모두 일어나는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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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먼발치에서 본 에펠탑 야경도 예술이었는데,

낮에 전망대에 올라가서 본 에펠탑 내부의 전경도 예술이었다.

동서남북 탁 트인 사방에서 들어온 프랑스 거리는 아름다웠다.

개선문, 콩코드광장, 샹젤리제 거리가 모두 한눈에 들어왔다.


역시 사진이 빠질 수 없었다. 어머니 인생샷을 만들어 드리고 우리도 함께 담았다.

여행 내내 내 사진을 흔들리게 찍어주신 어머니의 사진 찍기 기술도 점점 향상되었다.

어제도 둘러본 샹젤리제 거리를 한번 더 살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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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트르] 고흐에게서 배고픈 예술가를 보다

점심은 세느강변에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에펠탑을 보며 즐기는 정찬식이었다.

레스토랑은 이미 만석이었지만 바쁨 속에 여유로움이 있었다.

어머니는 이번 식사도 어려움 없이 잘 드셨다.

"어머니 입맛에 맞으세요?" "그래 괜찮네. 사이다나 콜라 하나 마실까?" "이 와인 한번 드세보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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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으로 배를 채운 우리는 몽마르트르 언덕에 도착했다.

지금도 존재한다는 무명화가의 거리. 혹독한 파리의 거울,

도시계획에 오갈 곳 없는 예술가들이 머물렀던 곳. 피카소도 4년을 거주했던 곳.

살아생전 한 번도 그림을 팔지 못했다는 고흐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었다.


가이드님의 해박한 설명 덕분에 잠시 시간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몽마르트르를 떠나 남프랑스로 이주하며 70일 동안 70점 그림 후 생을 마감한 고흐.

그는 살아생전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을까?

사후 그의 그림이 세계적인 걸작으로 거듭나는 것을 하늘에서 보고 있었을까?


그가 걸었던 거리, 상점들을 지나며 비록 다른 분야지만 배고픈 예술가의 마음이 공감되었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에 감사했다.

행복하게 읽고 쓰는 삶을 더욱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뭉클한 마음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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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냉전] "왜 그렇게 우기고 그러세요!" 못난 아들의 말

몽마르트르 언덕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다시 어머니와 에피소드가 생겼다.

날씨요정 일행들과 만나는 장소를 찾는 과정에서 어머니와 내가 가자는 방향이 달랐다.

내 생각을 고집하기 그래서 반신반의하며 어머니 말을 따랐다.

결국은 내가 제안한 방향이 맞았었다. 우리는 정말 크게 빙 돌아야 했다.

함께 모이기로 한 약속시간을 지키기도 아슬아슬했다.


화해 한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난 또 짜증을 냈다.

"어머니 그러니깐 제가 말한 대로 가자니깐 왜 그렇게 우기고 그러세요!! 네!!"

"아니 나도 여긴 줄 알았지.."

어머니에게 사과의 말을 듣고 싶었던 걸까? 종종걸음으로 가면서 계속 씩씩거렸다.

시간이 지나며 오히려 쌀쌀맞고 퉁명스럽게 대했다. 참 못난 아들이었다.


날씨요정일행들과 무사히 합류하고서도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 어머니 모습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다음 장소를 도착해서도 냉랭함은 풀리지 않았다.

"사진 찍어드릴까요? 여기 서보세요! 네 됐습니다."

사무적으로 무미건조하게 툭툭 내뱉듯이 말했다.


내 사진을 찍어주려는 어머니 제안은 거절했다.

"됐어요! 번번이 흔들리게 찍는데 뭘요! 다른 사람한테 부탁할게요!"

참 못나게도 말했다. 어머니에게 대놓고 상처 주고 싶어서 작정한 사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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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바늘도 들어가기 어려운 사람의 마음

우주를 다 담을 수 있다가도 한 생각에 사로잡히면 바늘도 들어가기 어려운 것이 사람 마음이다.

한 생각에 단단히 사로잡혔던 나였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갈 수는 없었다.


어머니가 좀 실수하면 어떤가?

연세도 있고 체력적으로도 힘드신데 잘못 얘기하실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그걸 그렇게 못 봐내고 못마땅해하는 내가 싫었다.

그럼에도 여행을 위해선 풀어야 했다. 결국 천천히 조금씩 대화를 이어갔다.


프랑스를 떠나며 해묵은 감정들을 주섬주섬 꺼내놓고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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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마지막 국가 영국이었다. 프랑스와는 또 다른 야경이 우리를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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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묘미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곳들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 하나 더 알게 되었다.

함께하는 동반자와 관계 속에서 출렁이는 마음을 볼 수 있는 것도 최고의 묘미다.


오늘도 변화무쌍한 일들과 갈등이 있었지만, 큰 사고 없이 일정을 잘 마쳤다.

8일 차도 날씨요정들과 함께 무사히 잘 다녀올 수 있어 고맙습니다. 덕분입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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