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시영 Oct 27. 2024

11. 이것은 결코 집착이 아니다

 시간은 흘러간다. 그것은 멈추기도 하고 거슬러가기도 하지만 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유성의 시간도 그러했다. 그 수많은 시간의 속도들 사이에서 그것은 부지런히 한 방향으로 나아갔다. 나아감보다는 과거로부터 물러남일 것이다. 그는 현재를 만족했다. 하루하루가 너무나 짧게 느껴진 것이 그 증거였다. 선인장으로 시작하고 그것으로 끝내는 하루의 폭은 점점 좁아지는 것만 같았다. 심리적으로만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른 기상 시간과 늦은 취침 시간을 일주일을 똑같이 유지하는 것은 피곤이 누적되어 터지는 지름길이었다. 그 축적을 느낀 유성은 나름대로의 조절이 필요함을 느꼈다. 우선 주말에도 같은 루틴을 유지하는 것을 포기했다. 이후에는 기상 시간을 늦추었다. 현재는 자정 전에 눈이 자동으로 감기며 취침 시간을 당겼다. 그렇다고 짧아진 하루가 그의 날갯짓까지 짧고 힘없게 하지는 못했다. 다만 지금은 틈이라고도 부를 수 있을 만한 하루에 업무나 약속이 구겨 넣어지면 그때는 그것들이 터져 나오지 않게 잘 봉쇄하여 소화해야 했다. 조금은 무리가 될 수도 있는 하루. 그렇기에 현재 유성이 하고 있는 모든 것은 그에게 완벽한 하루이자 꽉 찬 하루를 보내게 하는 것이고 그것 때문에 그 틈 사이에 무언가를 집어넣는 것을 꺼렸다. 일상에 틈이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틈은 숨구멍이기도 하고, 빛이 들어오는 창구이기도 하다. 산소가 없는 하루나 빛이 없는 하루는 얼마 못 가 죽기 마련이다. 그것을 알고 있던 유성은 더더욱 다른 약속 잡는 일을 꺼렸다. 동기들이나 군대 사람들, 심지어는 월영까지도 연락은 주고받더라도 약속까지는 잡지 못하였다. 그는 그런 현재도 만족했다. 불만은 없었다.


 오늘도 유성은 시간에 맞춰 지하철에서 하차했다. 그는 사람들의 발걸음에 맞춰 역 밖으로 나오며 하늘을 바라보고는 회사 쪽으로 걸어갔다. 출근하는 길 회사 앞 유리창에는, 다가오는 겨울에 맞춰 늦게 뜬 태양이 있었다. 서울에는 유리로 이루어진 많은 건물들이 있다. 각각의 건물들은 그 유리 안에 또 다른 건물을 담기도 했지만 태양을 담기도 하고, 구름을 담기도 했다. 도시 속에 담긴 하늘은 또 다른 바다였다. 하늘을 반사시키는 바다. 하늘 위의 구름을 자신도 품어보는 바다. 바다에 사는 자를 구름 위에 사는 자로 살게 해주는 하늘을 품은 바다. 하늘을 담은 인공의 바다는 유성의 병행을 동조하는 듯 반사되는 햇빛을 반짝이며 유성의 눈을 밝혔다. 불가능이라 울부짖으며 좌절했던 과거의 그는 자연을 품은 인공, 자연의 빛을 뿜어내는 건물들을 보며 두 대척점의 공생이 더 자라도록 그의 마음속 새싹을 광합성시켰다. 날이 쌀쌀해져서 그런 것인지 유성은 종종 햇빛을 받으며 업무를 보는 것을 즐겼다. 눈이 부셔 화면이 잘 안 보일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는 커튼을 치면 그만이었다. 그것이 세상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었다. 점심시간 높은 빌딩들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높게 뜬 태양을 바라보며, 그의 자리로 돌아와 커피 한 잔과 함께 창가에 있는 다른 화분들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 집에 있을 선인장을 떠올리며 흑과 백의 조화를 맞추면 충분했다. 업무가 고단했던 하루는 붉게 물든 건물들을 눈에 담으며 퇴근하는 것이 그를 위로하는 방식이었다. 집에 도착해 그를 기다리고 있던 선인장을 확인하는 것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사실 누가 기다리는 것인지는 불분명한 듯하다. 확실한 것은 아스팔트 사이를 뚫으며 뿌리를 내려가는 새싹은 이대로 잘 클 것만 같다는 사실이었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만큼 겨울이 곧 다가오는 것도 그에겐 큰 호재였다. 겨울은 언제 없었냐는 듯 모여지는 연차들과 함께 다시 꽃밭으로 내려갈 날이 다가옴을 나타냈다. 유성은 만족스러운 하루들을 보내면서도 그날을 기다렸다. 그가 경험했던 완전한 자유, 한 번 그 순간을 목도하면 다른 것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과 그 감동의 순간의 재실현에 대한 강한 열망이 그 안에 자리 잡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였다. 아무리 현재 이곳에서 완전한 병행을 완성해 가는 유성이더라도 섞이는 것은 온전한 것과는 기초부터 다른 것이었고 완전한 것은 그 어떤 합성물과 비교할 수 없는 찬란한 것이었다. 그는 꽃밭을 기다렸다. 그곳의 꽃들을 기다렸다. 


 기다림에 부응하는 전화는 금방 왔다. 핸드폰 화면에 떠 있는 고모부의 번호를 보자마자 유성은 돌리던 펜을 놓고는 급하게 비상구를 찾았다. 평소 연락이 오던 제때보다도 금방 왔지만 그에게는 너무 늦게 온 듯했다. 당연히 가겠다는 말과 함께 날짜를 문자로 받았다.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빠른 걸음으로 다시 자리로 돌아온 그는 휴가신청 사이트를 열었다. 휴가 날짜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이미 기입해 놓은 상태였다. 날짜까지 집어넣으며 신청서를 완성했다. 신청하는 것까지도 그날 끝마쳤다. 이제 그는 다시 회사가 아닌 그곳에 살 것이다. 이미 그곳으로 떠나 있다. 전화를 받을 때부터 빈칸을 채워 넣을 때, 완성된 서류를 첨부하며 꽃밭으로의 귀향을 신청할 때,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도, 어쩌면 전화를 받기 전부터 그는 그곳에 있었을 것이다. 집에 들어와 옷을 갈아입으며 유성은 겨울의 꽃밭을 상상한다. 추위에 떨 새싹들과 그것을 이겨내며 피는 승리의 꽃들. 그 영광의 과정을 온몸으로 목도할 나. 곧 경험하게 될 완전함에 취해 있던 그는 창가에 놓인 선인장을 바라본다. 그래도 한 주보다는 더 오래 떠나 있을 텐데, 이 친구를 케어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고 같이 데려가는 것도 기차에서부터 저 녀석을 들고 가는 것을 상상하면 웃기는 일이었다. 떠나기 직전에 물을 많이 주고 떠나면 괜찮지 않을까. 선인장이니까 오래 버틸 수 있지 않을까. 너무나 터무니없는 생각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럼 어찌한단 말인가. 한 주에 한 번 물을 꼭 줘야 하는데. 이 녀석도 생명인데. 오히려 이런 곳에서 자라면서 나를 더 필요로 하는 녀석인데. 하루는 퇴근 후 방에 들어섰을 때, 유성은 선인장이 이전보다 더 푸르지 않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화분을 들어 올려 물을 주고, 흙을 만지작거렸다. 혹시나 썩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유성의 손은 떨렸고, 그의 숨은 거칠어졌다. 선인장이 조금이라도 약해 보이면 그의 마음은 깊은 불안에 휩싸였다. 그는 마치 성스러운 의식을 치르듯 매주 정해진 시간에 물을 주었고, 그 과정을 절대 잊지 않았다. 물을 주는 순간은 유성에게는 구원이었다. 그러나 그 구원은 완벽하게 유지되어야 했다. 한 방울도 넘치면 안 돼. 한 방울도 모자라면 안 돼. 그는 무심하게 중얼거리며 물의 양을 재고 또 재며, 마치 그 작은 화분 속에 자신의 모든 생명력이 달린 듯 집착했다. 점점 그의 하루는 선인장에게 맞춰졌다. 또 어느 날은, 유성은 선인장의 앞에서 앉아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이 작은 생명이 나를 붙잡고 있어. 그는 그 작은 녹색 식물에 모든 희망과 불안을 투영하고 있었다. 그의 마음은 선인장의 가시처럼 날카롭게 세워졌고, 그 안에 숨어 있는 무언의 외침은 점점 더 크게 울려 퍼졌다. 이 아이가 없으면 나도 사라질 거야. 도시는 여전히 똑같은 회색빛을 띄었지만, 유성의 방 안에서는 오로지 선인장만이 그의 유일한 현실이자 구원이 되었다. 이 아이만큼은 어떻게 해서든 지켜야 했다. 그것은 나를 지키는 것과 같았다.


 효과적이지 않을 여러 방법들을 생각하던 유성은 결국 그를 맡아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다른 사람에게 선인장을 맡기는 것은 사실 그는 탐탁지 않았다. 그는 회사를 제외한 모든 순간을 선인장과 함께 하였고 그와 호흡을 공유하였고 도시 속에서 함께 살아남는 전우였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선인장마저도 꽃밭을 포기하게 할 수는 없었다. 맡기기로 한 이상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맡기냐였다. 아무에게나 맡길 수는 없었다. 그러나 유성을 고민하게 만든 건 그것이 아니었다. 모든 시간을 회사와 집, 선인장에게 쏟으며 자연스럽게 그의 울타리 안에는 사람이 없어졌다. 연락도 잘 되지 않고, 시간도 없다 하는 사람과 어떻게 계속 친분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자연스럽게 연락도 뜸해지고 관계는 끊어지진 않았지만 풀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유성은 누구에게 맡기냐를 따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래도 누구인가는 매우 중요했다. 다행히 그가 떠올린 사람 중에는 월영이 있었다. 생명을 생명으로 볼 줄 아는 사람, 자연의 바람을 타며 살랑일 줄 아는 사람. 월영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다. 유성은 염치없지만 그에게 부탁하기로 결정한다. 다음날 점심시간, 건물 옥상으로 올라온 유성은 월영에게 전화를 건다. 스쳐간 가을을 그리워하듯 그의 입에서 뿜어 나오는 입김은 하늘로 올라가다 사라진다. 월영에게 전화를 걸며 가장 걱정이 된 것은 그도 꽃밭에 갈 것이라는 것이었다. 유성은 반복되는 통화음을 들으며 월영이 자신과 일정이 겹치지 않기를 기도한다. 


 - 여보세요. 아 형, 무슨 일이에요?


 - 어 그래 월영아, 너 이번 겨울에 내려가지?


 - 당연하죠. 형 저번에 저랑 약속했잖아요, 같이 가기로. 형도 전화받았겠네요. 날짜 맞춰서 같이 가요.


 - 아 그렇지, 그랬지. 그 월영아.. 내가 사실은 부탁할 게 있는데..


 유성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까지 월영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직 날짜를 확정하지 않은 듯했다. 유성에게는 좋은 소식이었지만 티를 낼 수는 없었다. 그를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더 조심스러워야 했다. 어떻게든 선인장을 맡기기 위해서 유성은 온 힘을 다해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 함께하지 못하는 것은 아쉬웠지만 그에게는 그보다 선인장이 더 중요했다. 


 - 아.. 근데 그러면 형이랑 같이 가지는 못하겠네요. 저번에 같이 가기로 했는데.. 근데 뭐, 저도 내려가면 텃밭은 어떡하나 고민이 되긴 했어요. 어떻게 혼자서 해보려다가 결국에는 형처럼 다른 사람에게 맡기긴 했지만요. 좋아요.


 유성은 월영이 뜸 들이며 하는 말 사이사이의 여백에서 그의 서운함을 느꼈다. 누가 봐도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월영이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유성은 그것을 알아챘지만 모른 척했다. 미안하지만 그것이 내가 살 길이었다. 단 한순간도 나의 선인장이 잘못되는 것을 볼 수는 없었다.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그 상태를 유지하며 최고점으로 성장하기 위해 매 순간이 중요했다. 이것은 결코 집착이 아니다. 이것은 어미의 마음이며 숭고함이며 아픔이다. 가치 있는 희생이며 공생을 위한 발버둥이다. 이 아이가 아팠을 때의 나의 상처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할 것이다. 이 아이가 죽는다면 나도 죽을 것이다. 간신히 이루어낸 두 극단의 타협이 깨어질 것이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떠올리기만 해도 머리가 터질 것만 같다. 어둠뿐이던 시절, 서울의 매연에 중독되어 질식하기 직전의 때.


 월영의 수락을 듣고는 황급히 통화를 마무리했다. 핸드폰을 내려놓자마자 유성은 가슴을 부여잡고 숨을 헐떡인다. 주변을 둘러보지만 높은 건물들과 유리창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만이 흔들리는 동공에 강렬히 들어온다. 눈앞의 빌딩들, 그리고 그보다 더 높은 곳을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존하는 것은 외로웠다. 월영도 물론 도움이 되었지만 그 옥상의 텃밭은 그의 것이었지 유성의 것이 아니었다. 나의 것이 필요했다. 그것이 선인장이었다. 나의 숨, 나의 아이. 월영은 잘 돌볼 것이다. 그의 아이도 있기에 그는 잘할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그가 알겠다고 했었나. 좋다고 했었던 것 같다. 분명 마지막에 좋아요라고 했다. 아닌가. 아니다. 기억이 선명해진다. 좋다고 말했다. 그럼 된 것이다. 이제 내려갈 일만 남은 것이다. 꿈의 아이들을 만나러 갈 것이다. 모든 것이 순탄하다. 다 괜찮다. 유성은 괜찮다는 주문을 외우며 본인이 구긴 셔츠를 다시 정리하고는 사무실로 향했다. 


 그날만을 고대하던 유성에게는 시간이 야속했다. 평소보다 더 천천히 흘러가는 듯한 유성의 시간은 느렸지만 확실히 흘러갔다. 휴가 당일, 유성은 이미 아침부터 일어나 내려갈 준비를 다 마친 상태다. 전날 싸놓은 짐은 그의 문 앞에 놓여 있었고, 그가 아침마다 바라보던 창가에는 아무것도, 원래 있어야 할 것마저 없이 깔끔했다. 유성은 비어 있는 창가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쉰다. 전날 월영에게 직접 선인장을 갖다주었다. 마중을 나온 월영은 전처럼 밝게 유성을 맞이했지만 분명 전과는 다른 밝음이었음을 유성도 어쩌면 월영 본인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유성은 월영에게 선인장을 건네주며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나열했다. 신신당부를 하고는 짧은 작별 인사와 함께 다시 역 쪽으로 걸어갔다. 너무 차갑게 굴었나 잠시 후회했지만 그 생각은 그대로 흘러가게 두었다. 그렇게 한참을 창가를 바라보다 신발을 신고는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하늘은 막 해가 뜨고 있었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시간, 그는 서울역으로 향했다. 가는 길 내내 그의 머릿속은 선인장뿐이다. 서울역에 도착하고 나서도, 표를 끊을 때에도, 기차에 탑승하기까지도 월영이 물 주는 때를 까먹지는 않을지, 옥상의 다른 식물들처럼 햇빛을 잘 받을 수 있는 곳에 두었을지,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가정해 보고 이내 그 생각을 거두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도시와 도시 사이의 황량한 지역을 무시무시한 속도로 기차는 달렸다. 그나마 창가에 앉아서 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중간중간 눈에 들어온 하늘은 유성의 머릿속 잡초들을 잘라내주었다. 하지만 이후 눈앞에 펼쳐진 푸른 산과 추수를 마친 듯 흙뿐인 밭들은 그를 다시 서울로 보내었다. 잠깐의 하늘은 그 잡초들을 뿌리 뽑지는 못했다. 유성의 기차칸 앞문이 열리고 역무원이 들어왔지만 그는 다른 곳에 있기에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표를 확인하던 역무원은 그런 유성을 발견하였다.


 - 저기 안전벨트 매셔야 합니다.


 유성은 역무원의 말에 다시 그 자리에 돌아왔다. 시트 사이에서 안전벨트를 꺼내 대충 매었다. 역무원은 일상이라는 듯 다른 탑승객을 확인하러 바로 돌아섰다. 뭐 사고가 난다고 이렇게까지 확인하나 싶다. 이런 기차는 안전벨트를 매든 안 매든 결국 사고라도 나면 다 죽지. 내가 죽으면 선인장은 월영이 키우게 되겠지. 나쁘지 않네. 가족들은 많이 슬퍼하겠지만 회사는 금방 내 대체자를 구하겠지. 그만큼 의미가 없는 것이야. 나에게도, 그들에게도. 유성은 새벽같이 일어나 미리 준비한 탓에 잠을 자고 싶었다. 이따가 꽃밭에서 일할 에너지를 얻기 위함도 물론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머릿속을 지배하는 잡생각들 탓에 좀처럼 잠들 수가 없는 그이다. 창밖을 내다보지만 비슷비슷한 신도시들이 레일 너머로 높아졌다 낮아졌다만 반복했다. 전국이 다 비슷하다. 볼썽사납게 비슷하다. 

이전 11화 10. 어쩌면 그것은 나일 수도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