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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재회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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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신명 Oct 23. 2024

장마


내가 아는 그대는

바람 소리로 날마다 동상을 세웠다     


동상이 동상을 무너트리고

봉우리가 봉우리를 만들어

바닥이 수면 위로 떠오를 때쯤

눈물은 그를 떠났다     


내가 모르는 그대는

고드름처럼 매달려 하얗게 번지던 연민


시간의 둘레 따라 덮인 내일을

낯선 걸음 속에 가둔 사람     


나만 아는 그대는

뒤돌아 홀로 고인 갈망처럼

멀어져야 가까워졌다     


한 줌 그림자로 지는 하늘 너머

빗물에 잠긴 땅을 오래 바라보면

구름 정류장이 보인다     


차곡차곡 접힌 바람 속

나를 아는 그대가 잠들어 흐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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