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그대는
바람 소리로 날마다 동상을 세웠다
동상이 동상을 무너트리고
봉우리가 봉우리를 만들어
바닥이 수면 위로 떠오를 때쯤
눈물은 그를 떠났다
내가 모르는 그대는
고드름처럼 매달려 하얗게 번지던 연민
시간의 둘레 따라 덮인 내일을
낯선 걸음 속에 가둔 사람
나만 아는 그대는
뒤돌아 홀로 고인 갈망처럼
멀어져야 가까워졌다
한 줌 그림자로 지는 하늘 너머
빗물에 잠긴 땅을 오래 바라보면
구름 정류장이 보인다
차곡차곡 접힌 바람 속
나를 아는 그대가 잠들어 흐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