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오는 날 산을 오른다
구름도 얼어붙어 단단해진 제 몸을
가누기 어려웠나 보다
비울 게 남았다는 듯
외마디 빗방울로 낙하하는 몸부림
명자나무도 쥐똥나무도
부러진 가지 외면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차갑게 얼어간다
추적추적 젖어가는 대지
후드득 미련을 털며
날아오르는 새들의 울음이
산 등을 돌아 찌렁하니 울린다
한 번씩 쉬어가는 겨울의 눈물이
살아온 날만큼 힘겹다
텅 빈 산야엔 나뭇잎 들추는
다람쥐의 외로움이 아직 흥건한데
저 어디선가는, 목을 적시는
동토의 울림에 새순이 눈을 뜨겠지
한순간 버리지 못할 목숨 이어
곧 눈으로 바뀔 빗줄기가
겨울로 지는 바람을 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