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

by 강신명


겨울비 오는 날 산을 오른다

구름도 얼어붙어 단단해진 제 몸을

가누기 어려웠나 보다

비울 게 남았다는 듯

외마디 빗방울로 낙하하는 몸부림

명자나무도 쥐똥나무도

부러진 가지 외면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차갑게 얼어간다

추적추적 젖어가는 대지

후드득 미련을 털며

날아오르는 새들의 울음이

산 등을 돌아 찌렁하니 울린다

한 번씩 쉬어가는 겨울의 눈물이

살아온 날만큼 힘겹다

텅 빈 산야엔 나뭇잎 들추는

다람쥐의 외로움이 아직 흥건한데

저 어디선가는, 목을 적시는

동토의 울림에 새순이 눈을 뜨겠지

한순간 버리지 못할 목숨 이어

곧 눈으로 바뀔 빗줄기가

겨울로 지는 바람을 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