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으로 다가오는 너

펫로스 - 보고 싶은 나의 반려견에게

by 강신명


마음을 무척이나 힘들게 하는 아이


햇수로는 15년 남짓이지만

그들의 세계에선 선두인 고령이다


그 옛날 중국의 황실견이었다는 내력답게

기품 있는 몸짓에 여유로운 성격


마치 쾌걸 조로 가면을 쓴 듯한 얼굴이

가히 명품이라 한때는 모델로도

근사했던 삶이었다


이젠 등뼈가 보이는 몸에 희뿌연 눈이

겨우 본능만 살아 비틀비틀 하루를 이어간다


언어의 불통이 빚어내는 불협화음


이유도 모르게 끙끙 앓고

적막한 밤이 오면 저승사자라도 보는지

정신없이 짖는 통에 잠을 깨우기 일쑤다


기름이 많아 윤기 흐르던 털은

고질병으로 특수사료만 친하게 지내는

형편이 되었다


자신의 앞가림도 어려워 하루에도 몇 번씩

자리를 갈아줘야 하는 병든 몸


세월의 고단함을 오롯이 겪어내는 몸짓에

불평도 제대로 못 하게 하는 애달픈 생명이다


동생의 천분의 일도 안아주지 않는데

어쩌다 아픈 소리라도 내면 가장 먼저

달려와 주었던 너


그래도 살아 있으니 늘 그 자리에 있고

손을 뻗으면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데,


언젠가 찾아올 긴 잠

마지막으로 향하는 남은 여정이

견딜 수 있는 고통만 지나가기를 빌어본다


이번에도 생은

오래오래 울 채비를 할 것이다




이 시는 오래 전 너와 같이 지냈던 바로 위에

언니가 아플 때 쓴 시야

같이 즐겁고 신나게 놀고 있는 거지

늘 그랬던 것처럼 그곳에서도 너를 든든하게

보살펴 주리라 믿어

아가야 언니한테는 엄마가 미안한 게 더 많단다

성품도 너그럽고 한결같은 순정으로 엄마를

바라보던 아이였는데

너보다 천분의 일도 못 안아 주었거든

그래도 엄마가 다 똑같이 사랑했으니까

많이 보고 싶어 한다고

네가 잘 전해주고 언니 말 잘 듣고 사이좋게

맛있는 까까도 실컷 먹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랄게


엄마와 살았던 모든 아가를 너무나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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