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by 강신명


생각해 보면 우린 첫 만남부터 예사롭지 않았어


아장아장 걸어 오던 네가 엄마 치마 위에

아주 조금 쉬야를 하는 거야

그 모습이 어찌나 이쁘던지


우리는 동시에 서로를 선택했고

그때부터 설레는 동거가 시작되었지


너는 정말 한눈에 반할 정도로 예뻤고

먼저 키우다 떠난 큰 언니하고도 많이 닮았었지


처음에는 긴장도 되고 힘들기도 하고

참 바쁜 나날이 지나갔어

새끼 때부터 엄마가 키운 강아지는

네가 처음이어서 실수투성이였지만

우리는 차츰 익숙해졌지


주먹만 한 몸이 부서질까 품에 조심스레 안고

예방주사를 맞추러 다니고 미용을 시키고

배변 훈련을 시키며 나날이 늘어가는 재롱도 보고

참으로 행복한 나날이었지


네가 떠난 후 가장 힘든 것중에 하나는

엄마가 정말 최선을 다한 것일까 너를 많이

혼자 있게 하고 더 세심히 보살피지 못해

빨리 떠나게 한 건 아닐까 하는 자책이었어


모든 걸 다 맡긴 너에게

엄마는 절대적이고 모든 선택권을 가진

존재였으니까


아가야 너에게 했던 모든 행동이, 너를 야단쳤던 것도

부족한 엄마의 지극한 사랑이었음을 고백할 게


그걸 안다면 어서 빨리 꿈속에서라도

엄마를 안아주러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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