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묻습니다

펫로스 - 보고 싶은 나의 반려견에게

by 강신명

정든 산에 오르니 나무가 물어봅니다


"왜 이렇게 안 보였어요

나를 잊은 거예요? "


"걱정하지 마

사람들도 너처럼 볼 수 없다고 잊지는 않아

내 마음속엔 항상 네가 있었단다 "


시든 꽃이 또 침울하게 물어봅니다


"난 기다리다 시들어버렸어요

나의 화려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나요? "


"넌 그대로도 예뻐 주름진 얼굴도 감동을 주듯이

정말 빛나는 것은 시간을 품은 것이야

너의 아름다운 모습은 항상 기억 속에 있단다"


꽃잎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합니다


"나는 이제 형체도 없어요

비바람에 찢어지고 발에 밟혀서 상처뿐이에요

아무 쓸모도 없어졌다고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니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어

네가 발끝에 스치면 나는 그리움에 빠져들지

너의 눈물은 나의 슬픔을 덜어준단다

너는 마지막 흔적까지 귀한 존재야"


산길을 돌아 나오자

바람결에 까르르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그제야

나는 뺨에 붙은 꽃잎을

살며시 떼어 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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