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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drew Jun 27. 2020

한 번의 승리는 10번의 패배를 잊게 한다

2020.06.26 vs KT


6-1이니 맥주 꺼내도 될까?


KT와의 홈 경기. 에이스 서폴드와 약관의 소형준 맞대결. 저녁 식사를 하며 관전했다.  반조리형 떡볶이와 맥주를 준비했다. 오늘 경기는 선발 매치업이 좋아 해볼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맥주는 경기를 리드할 때 개봉했다. 지는 경기에서 마시는 맥주는 비참한 기분을 가져온다. 스스로 우울감을 더하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 6점을 내며 경기를 리드했고, 내 금요일 저녁은 비로소 안정을 찾았다. 오늘은 맥주 개봉이 가능하다. 식욕도 당겨서 감자칩도 꺼내어 편안하게 경기를 관전했다. 두산 팬들이 왜 먹을 것을 그리 찾는 지 알겠다. 경기가 잘풀려야 식욕도 당긴다. 인생은 잘풀릴 땐 선순환이지만, 안 풀리면 악순환의 굴레로 다가온다.



불안한 순간들이 있었다. 며칠 전 있었던 정우람의 비운의 부상으로 빈약한 불펜과, 아직은 불안정한 내야 상황으로 경기는 6-1에서 6-3으로 좁혀졌다. 기록으로 확인하기 힘든 실책성 플레이가 자주 등장하여 마음을 졸였다. 그래도 유망주들의 분투와 김태균, 이성열의 활약으로 경기는 7-4로 승리를 거뒀다. 만족스러운 승리였다.


작은 성취는 인생의 슬픔을 잊게 한다. 열번 승리할 동안 서른 번 패배한 팀인데도 이전의 패배는 기억나지 않는다. 적어도 오늘은 괜찮다. 황영국과 최인호의 활약 장면을 돌려보며 새벽을 맞이해야겠다. 한화를 긍정하는 경건한 마음을 품고 방의 취침등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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