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LEX EQUATION-단편집 미히버스(MIHIVERSE) 수록작
어느날 방 청소 중 일기장을 발견했다.
어린 시절 쓰던 일기는
어느 순간에 멈춰있었다.
공책이 많이 남아있어서,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다.
차기작으로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연재를 준비하고 있었다.
1화를 완성하고 투고를 했다.
한 여인의 비밀스러운 실종을 다룬 이야기였다.
다음날, 집에 누군가 찾아왔다.
경찰들이었다.
“실종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작가님이 올린 글의 1화와 동일한 내용이라고 하더군요.
이것 좀 보십시오.“
형사는 나에게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메신저 내역이 찍혀있었는데,
소설에 나오는 문구와 동일했다.
‘해를 구하려면 결국 모든 것을 이항해야만 한다.’
“네, 맞네요.”
“어쩌다 그런 소설을 쓰게 된겁니까?”
“흠... 글쎄요.”
”직접 경험한 일은 아니겠지요?“
”그럼요, 실종된 소녀 이름이 뭔가요?“
”미지수입니다.“
나는 놀랐다. 미지수는 소설에 나오는 실종된 여주인공 이름이었던 것이다.
경찰은 집을 수색했다.
그리고 나를 심문했다.
“그럼 2화 내용은 어떻게 되는겁니까?”
앞에 앉은 형사가 물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소설이라... 몇 가지 생각한 전개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때 다른 형사가 들어와 말했다.
“방 형사, 그쯤 하지. 우선 돌려보내드려.”
나는 하루 뒤에 풀려나 집으로 돌아왔다.
‘정말 알 수 없는 일이야.’
경찰에게 돌려받은 일기장을 펼쳐보았다.
‘혹시 내가 일기장에 쓰는대로 이루어지는건 아닐까?’
작가다운 상상력이 발동한 나는,
이어서 일기장에 2화를 쓰기 시작했다.
사흘만에 집으로 돌아온 그녀가 남자친구를 찾아가는 이야기였다.
여기까지 쓴 나는 밤샘 조사의 후유증으로 침대에 누워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인기척에 눈을 떴을 때,
한 소녀가 내 책상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내 일기장을 읽고 있었다.
“거기, 누구죠?”
내가 깜짝 놀라 말했다.
그녀는 몸을 돌려 나를 바라봤다.
”저는 미지수라고 해요, 몰래 들어와서 죄송해요. 하지만 뒷 내용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요. 미리 알고 싶거든요,“ 그녀는 덧붙였다. ”아 작가님, 글 잘 보고 있어요.“
“어떻게 들어왔죠? 그리고 절 어떻게 아는거에요?”
“그동안 작품에 많이 등장하는 도시가 있어서 유추하고 있었어요.
아파트명은 바로 전작에서 나오지 않았나요?”
“그랬었나?”
“그리고 경찰서에서 곧장 이 곳으로 오시는걸 남자친구가 보고 알려줬어요.
문은 열려있었는데, 제가 닫았어요.“
그녀는 내게 커피를 내려주었다.
나는 그녀와 책상에 마주 앉았다.
”왜 없어지셨던 거에요?“
”미지수라는 소설 속 이름, 제 이름과 같더라구요.
소설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았어요,
그래서.. 소설에 나오는 사건들을 따라해보고 싶어졌죠.“
”어디 가 있었던 거에요?“
”남자친구 집에요..“
“남자친구도 경찰 조사를 받았을텐데?”
“...”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른 남자친구군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집으로 돌아가세요, 부모님이 걱정하실거에요.“
“저 그럼 하나만 물어볼게요, 소설 속에서 여주인공은 왜 갑자기 사라진 건가요?”
“왜 사라졌을까요?”
내가 되물었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아, 네. 알 것도 같네요.”
라고 말했다.
“이 소설은 어떻게 끝날까요?”
“집으로 다시 돌아갈거에요, 아마도.“
그녀는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꾸벅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그러나 그녀는 집에 돌아가지 않았고,
장기 실종자로 남았다.
작가의 말
미지수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