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이야기 7
대한민국에서 육아는 주로 여자의 몫이죠. 남편들은 조력자이지 주력자가 아니거든요. (물론 예외의 경우도 있습니다만 드물죠. 저는 평균값을 얘기한 겁니다) 저 역시 육아를 책임지는 입장이다 보니 나만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그러다 이제 아이들이 영아기-유아기를 지나고 둘 다 공교육 기관인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조금씩 나만의 시간이 생기더군요. 그렇다고 결혼 이전처럼 온종일 나만이 시간이 확보된 건 아니었고요, 평일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오전 시간 아니면 학원가 있는 1-2시간. 이렇게 띄엄띄엄 시간이 났습니다.
그나마 이 시간들도 일하는 워킹맘 입장에서는 이것도 꿈같은 얘기지요. 제가 지금 휴직 중이라 이 귀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어요.
처음 두 달은 푹 쉬면서 아이들이 없는 시간에는 집안일을 열심히 했어요. 설거지, 빨래, 청소, 옷정리 그리고 당근으로 중고거래까지... 그러다 문득 이 귀한 시간이 너무 아까운 겁니다. 집안일은 아이들이 집에 있을 때도 같이 할 수 있으니까요.
결혼 이전에는 악기나 운동도 배우고 나름 이것저것 했던 것 같은데.. 결혼 이후에는 나를 잃어버린 느낌이었습니다. 경제 활동과 가사 활동으로 오로지 나를 쓰기만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남은 휴직 기간에 운동 하나, 취미 하나 이렇게 시도해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취미의 사전적 의미>
1.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2.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
3.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
여러분은 자투리 시간에 혹은 나만의 시간에 어떤 취미활동을 하시나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언제든 가까이할 수 있는 것, 시공간 제약이 적은 것!
찾.았.다!!! 바로 독서와 글쓰기였습니다. 사실은 아주 가까이에 있었고 늘 하던 것이었어요. 다만 휴직 이전엔 시간이 부족해서 많이 집중하지 못했을 뿐이었죠.
출근하지 않는 요즘은 오전 시간이 여유가 있어 아이들 보내고 뒷정리 및 설거지하며 유튜브로 주식 시황을 듣습니다. 대충 집안일을 끝내고 나면 커피 한 잔으로 카페인 수혈하며 주간지도 읽고 어제자 뉴스도 인터넷으로 체크합니다. 그리고 읽고 있는 책을 꺼내 마저 읽다 보다 보면 3시간이 훌쩍 갑니다. 책을 고르는 기준은 소설책부터 자기 계발서, 경제 관련 도서나 육아서까지 다양합니다.
저는 독서편식을 덜 하는 편이랄까요. 어쨌든 읽기가 먼저이므로 닥치는 대로(?) 읽는 편입니다.
노화가 와서 눈이 피곤할 때면 책도 듣기로 읽습니다. 요즘은 책 읽어주는 앱도 많아요. 집중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그래도 훌륭한 대안이 됩니다.
글은 틈틈이 씁니다. 휴대용 자판기를 하나 마련해서 아이들 라이드나 대기 시간에 어디에서나 꺼내 핸드폰을 보며 조금씩 적어요. 노트북은 부피가 커서 들고 다니기가 힘들더라고요.
여러분은 어떤 취미 활동을 갖고 계시나요?
저는 어쩌다 보니 취미활동도 돈이 거의 들지 않는 걸로 즐기고 있어요. 그런데 이게 과연 어쩌다 보니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은 어쩌다 보니가 아니라 제가 선택한 거지요.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취미 활동으로요. (사실은 돈 안 드는 것으로...)
찐 i라서 독서모임이나 경제공부 모임도 하나도 하는 게 없어요. 그저 혼자 공부합니다. 혼자 책 읽고 차트 분석하고 신문 읽고 경제 잡지 구독하고요. 혼자 하기에도 시간이 늘 부족하거든요. 오후에 아이들 오면 간식 챙기랴, 라이드 하랴 바쁘고 저녁식사 준비며 집안일도 산더미라...
부동산 관리도 혼자 하는 편입니다만 사람이 드나드는 일이라 모든 걸 혼자서 하기 어려우니 단골 부동산 2곳 뚫어놓고 수수료 조금씩 드리며 공인중개사들 도움 받고 있어요. 가끔 일 없을 때도 들러서 커피 한 잔 얻어 마시며 부동산 사장님들과 이 얘기 저 얘기 많이 나눕니다. 현재 부동산 분위기라던가 시세나 세금 관련 등 귀담아들을 게 있어서요. 이것도 취미라면 취미겠네요. 평일에는 부동산에 한 번씩 들르고 주말에는 이곳저곳 임장을 다닙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돈을 들이면 그만큼 더 좋은 게 많아요. 돈으로 시간을 사고 멋진 풍경을 사고 맛있는 미감을 사는 그런 세상이니까요. 골프도 배우고 개인 필라테스 강습도 받고 시설 좋은 사무실에 노트북, 프린터기 멋들어지게 마련해 놓고 혼자 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성능 좋은 커피머신도 하나 옆에 두고요. 다 그놈의 돈이 원수지요.
수입은 한정되어 있는데 밑도 끝도 없이 좋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어요. 취미 활동은 말 그대로 즐기는 것이기 때문에 제 기준 많은 돈을 투자할 수는 없었습니다. 취미활동으로 어떤 경제적인 성과가 있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에요. 오히려 이런 취미 활동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면 그때는 좀 더 자비로 투자할 생각은 있지만요.
요즘 도서관은 이용하기 편리합니다. 저희 집 지척에 구립도서관, 시립도서관 이렇게 2곳이 있는데요, 요즘은 책가방 서비스라고 해서 읽고 싶은 책을 미리 신청만 한다면 (같은 구립 소속인) 다른 도서관에 있는 책을 근처 도서관까지 가져다주고 대여해주기도 합니다. 희망도서 신청도 간편해져서 읽고 싶은 책이 도서관에 없다면 연간 15권까지 -저희 동네 도서관 기준 - 신청도 되고요. 가족 수대로 회원카드를 만들어 항시 가방에 넣고 다녀요. 언제라도 빌릴 수 있도록요. 간혹 반납이 귀찮아질 때가 있지만 그 정도는 공짜로 책을 읽는 것에 비하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다 인생책을 발견하거나 내용이 어려워 여러 번 읽어야 되거나 멋진 구절을 만나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을 만난다면 그때는 중고서점이나 당근을 활용하거나 인터넷 서점으로 주문해서 소장합니다. 이렇게 하면 그리 큰돈 들이지 않고도 독서활동은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매일 받아보는 일간지 하나와 경제 주간지 2권은 돈을 내고 받아봅니다.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어쩔 수 없는 최소한의 투자이자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깊이 있게 알 수 있어서요. 특히 주간지는 기획으로 쓰인 기사나 연재가 있어서 챙겨보고 있습니다. 제가 이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선택적 절약, 꼭 필요한 데는 돈을 쓸 수밖에 없거든요. 아끼되 꼭 필요한 곳에는 씁니다. 저에게 신문과 경제주간지는 꼭 필요한 아이템 이라서요.
반면 주식 유튜브는 아직까지는 무료만 챙겨보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무료만 보아도 충분할 정도로 훌륭한 경제 유투버가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단, 꾸준히는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히 하는 게 도움이 많이 되거든요. 혹시라도 나중에 전업투자자의 길을 걷게 된다면 그때는 유료도 보게 될까요? 아직은 모르겠네요.
물론, 한 번뿐인 인생 즐기기도 해야지요. 그리 큰돈 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취미를 두 눈 크게 뜨고 찾아보세요. 자전거로 한강 둔치 라이드하기나 걷기나 등산, 혹은 마라톤도 얼마든지 충분히 훌륭한 취미가 될 수 있습니다.
자녀와의 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꼭 돈을 써야 유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함께 책을 읽으며 이야기 나누거나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같이 해 먹거나 또는 화창한 날 함께 자전거를 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여야 돈이 모입니다. 소비 줄이기에서 중요한 항목 중 하나가 바로 문화(취미) 생활인 거죠. 지금 바로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