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 한수남

by 한수남


아홉 살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무릎에 피 한 방울 솟아도

씨익 웃을 수 있는 나이

간단한 욕도 몇 개 뱉을 수 있는 나이

열아홉 스물아홉 서른아홉

마흔아홉 쉰아홉 예순아홉


살아가는 동안 아홉수는

십 년마다 꼬박꼬박 돌아오는데

불길하다거나 불안하다거나 그러지 말고

우리 모두의 어린 아홉 살을 소환해 와서

잘 넘겨보자는 생각이 문득

어른보다 아이가

더 가진 것이 많으니까, 더 힘이 세니까.


우리 모두의 어린 아홉 살(지인이 보내주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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