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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꽃말 / 한수남

by 한수남

나무에게도 꽃말이 있었네

느티나무 꽃말은 '운명'

측백나무 꽃말은 '기대'


무수한 입들이 모였으니 가만 있을 수 있나

바람이 띄워주는 멜로디를 타면서

어느 날은 속닥거리고

어느 날은 노래 부르네


바람이 좋은 날은 노래가 들을만 하고

비 촉촉 내리는 날은 이야기가 재미나다네


배롱나무 꽃말은

'떠나간 친구에 대한 회상'

그래서 저토록 붉은 마음 넘치게 매달았구나


오래도록 노래 불러주기를

소곤소곤 이야기도 들려 주기를

무수한 이파리를 가진 오래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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