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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수남 Aug 23. 2024

산책 / 한수남

이름 없는 새

이름 없는 꽃

이름 없는 물고기 되기


내가 가진 날개를 믿기

내가 지닌 향기를 믿기

내 느린 발걸음의 속도를 믿기


한마리 물고기처럼

눈만 껌벅껌벅 떠다녀 보기


만나는 풍경을 따뜻한 손바닥으로

토닥토닥 두드려 주기


아무 그늘에나 주저앉아

나무들이 뿜어내는 향기를 냠냠

먹어보기 안아보기 실컷


폰이나 시계나 달력을 치워두고

양팔 벌려 서서히 날개짓을 해보기


누가 이상하게 쳐다보면

새로 나온 건강법인 척, 아무렇지 않게 하하

푸른 하늘로 웃음 한자락 날려보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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