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게도 꽃말이 있었네
느티나무 꽃말은 '운명'
측백나무 꽃말은 '기대'
무수한 입들이 모였으니 가만 있을 수 있나
바람이 띄워주는 멜로디를 타면서
어느 날은 속닥거리고
어느 날은 노래 부르네
바람이 좋은 날은 노래가 들을만 하고
비 촉촉 내리는 날은 이야기가 재미나다네
배롱나무 꽃말은
'떠나간 친구에 대한 회상'
그래서 저토록 붉은 마음 넘치게 매달았구나
오래도록 노래 불러주기를
소곤소곤 이야기도 들려 주기를
무수한 이파리를 가진 오래된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