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9월 / 한수남

by 한수남

너무 더웠던 지난 여름, 어린 새의 시체를

두 번이나 보았어요. 부디 잘 썩게 하소서


벌초하러 간 시골에서 차 속에 따라온 어린 메뚜기

살려주려는 내 마음도 모르고 달아나기만 하던 그 녀석은

다리도 수염도

떨어지지 않게 하소서


사과 속으로 배 속으로

알밤 속으로 대추 속으로

따끈따끈 9월의 황금태양은

넉넉히, 넉넉히, 들어가소서


아직은 너무 어린 가을입니다

곧 귀인을 만나실 테니

날아오는 태풍을 조심하세요.


차 속에 따라온 어린 메뚜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