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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by 한수남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 한수남


당신도 그런 적 있으신가요?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절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기분도 충분히 이해되는 시간들


나혼자 길을 잃고 헤매는 느낌 속에

터벅터벅 길을 나섰지요

외로운 나는,

서러운 나는,


내 외로움에 기댔지요

내 서러움에 잠시 기대었지요

그때, 나뭇잎이 춤추는 걸 보았습니다.


날개를 편 나뭇잎들이

시원하게 추락하는 숲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서성이던 저는

빛나는 나뭇잎 한 장이 되어

바스락바스락, 사라져도 좋았습니다.


사라져도 사라지는 것이 아닌

한 장의 식물이 되고 싶었습니다.


목련 나무 낙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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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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