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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지니
Sep 07. 2024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다는 것은...
나에게 동생은 그저 귀찮은 존재
내 남동생은 나보다 2살 터울이며, 발달 장애를 가지고 있다.
동생의 경우는 나이와 관계없이, 지적 수준이 2~3살 정도이다.
내가 10살 전후였을 무렵이 될 때까지, 우리 엄마는 자신의 아들이 나아지고 괜찮아질 거라는 기대를 버리지 못하셨던 것 같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우리 엄마는 동생나이 46살인 지금까지 한 번만이라도 언젠가는
동생이 정상적으로 말하고, 생각하게 될 거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신 것 같다.
(부모의 마음을 내가 어떻게 다 알 수 있을까...)
내가 6~7살 때까지 집 마당에서 굿도 하고, 또 침을 잘 놓는다는 어느 산속 깊은 절에 동생을 업고
데리고
가서 발가 벗긴 채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커다란 대침을 몇백 바늘을 찌르는 치료도 받게 하셨고,
다행히
동생은 바늘이나 주사, 침 등을 무서워하지 않고 좋아했다.
머리가 좋아지고 정상으로 돌아오게 한다는 정채모를 한약도 동생에게 먹이기도 하셨다.
그렇다고 우리 집이 동생에게 금전적 지원을 할 수 있었던 형편도 아니었다.
나의 친할머니는 그때 당시 돈놀이 같은 것을 해서 홀라당 날려먹기를 반복하시는 이상한 버릇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 내가 5살 때쯤 앓고 있던 간경화가 악화되어 엄청난 빚만 장남인 아빠와 할아버지에게 남기고 돌아가셨다.
책임감만 남아있는 우리 아빠는 많은 빚과 함께 할아버지를 포함해 가족들과 당장 이사해야 할 집도 구하지 못했다. 집에는 온통 빨간 차압딱지와 밤이면 빚쟁이들이 집으로 찾아왔었다.
그때 당시 나이가 30도 채 되지 않은 엄마는, 우리 외할머니한테 자신이 결혼 전 할머니에게 선물로 해드린
금반지, 금비녀를 빌려 달라고 말씀하셨다고...
할머니는 금방지랑 금비녀 그리고 할머니 쌈짓돈을 털어 주시면서 엄마와 많이 우셨다고 했다.
그렇게 돈에 맞춰서 집과 공장을 이사했다.
돈은 얼마 안 되는데 공장과 집이 함께 있을 곳을 알아보니 집 한편이 돼지 축사로 사용하던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아빠는 그 당시 시계줄 공장을 하셨다.
가내수공업 수준의 제조업 공장이 정말 많이 있었던 80년대였다.
우리 아빠도 그 많던 공장 중에 하나를 하셨고, 할머니의 빚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빚쟁이들과 나름
원만하게 합의를 해서 집들은 처분하고, 나머지 빚은 차차 갚아 나가기로 합의를 하였다.
이사 갔던 곳은 정말 깡시골이었다.
눈을 뜨면, 돼지짬빱 냄새(이때는 음식점 남은 음식을 모아서 돼지에게 줌), 소 똥 냄새...
냉장고는 당연히 없고, 추우나 더우나 한방에서 네 식구가 자야 했다.
나는 돈이 없어 불편함 보다는 나무가 많고, 놀이거리가 많은 깡시골 그 자체였던
그곳이 마냥 좋았던 것 같다.
엄마아빠는 식사시간 이외는 일하러 집 옆에 있는 공장에 가셔야 했고, 나가면서 나에게 동생과 놀아주라고 당부를 하셨다.
그러나 고작 7~8살 짜리였던 나는, 동생이 나를 찾지 못하게 매일 집 앞에 있는 감나무에 짭새게 올라가서
동생이 사라지기를 기다렸었다. 동생이 없어야지 그나마 몇 안 되는 동네 아이들과 산으로 들로 자유롭게
놀러 갈 수 있었다.
엄마아빠의 바람대로 동생을 데리고 놀아주려면, 동생을 업고 다녀야 했기에 필사적으로 동생을 필사적으로 따돌려야만 했었다.
동생은 나보다 2살이 어리지만, 10살이 넘도록 잘 걷지를 못했고, 걷다가 넘어지기를 반복했었기에
항상 엎어줘야만 했었다.
깡시골로 이사 가서 첫겨울 동생과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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