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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코 Oct 10. 2024

Bye middle

 가족들은 나를 돌연변이라 부른다. 그 이유는 딱 하나다. 내가 나를 지키려 해서.



아버지가 나를 죽이려고 했다.



 헐떡이며 살아가고 있을 때였다. 엄마는 유럽으로 여행을 갔고, 가족들은 각자 생활을 하며 지냈다. 그러던 도중 아버지가 술을 먹고 들어왔다. 문이 열리는 소리로 알 수 있었다. 오늘 밤엔 폭풍이 몰아치겠구나. 문을 잠구고 침대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이불을 머리 끝까지 싸매며 덜덜 떨었지. 아버지는 욕을 이빨에 새기고 내 방 문 손잡이를 돌렸다. 열리지 않자 문을 쾅쾅 치며 난폭한 짐승의 이면을 꺼냈다. 나는 무서웠다. 아, 오늘 나는 이 사람 손에 죽겠구나. 죽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경찰에 신고를 했다. 울면서 살려달라고 했다. 덜덜 떨면서 친구와 전화를 하고 있던 도중 똑똑 소리가 들렸다. 엄마의 자식 중 첫째였다. 일단 나를 달래더니 덜덜 떠는 내 손의 핸드폰을 가져가 전화를 하고 끊었다. 경찰에 신고했어? 그 말에 나는 끄덕였다. 무덤덤했다. 그리고 침착하게 겉옷을 입었다. 초인종이 울렸고, 나는 달려나갔다.

 경찰들은 자조치종을 물었고 첫째는 아버지가 술을 드시면 종종 그런다는 말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물건을 던지는 것도 폭력으로 인정되니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신고를 해달라고 했다. 나는 목소리를 낼 수 없어 고개만 죽어라 끄덕였다. 경찰이 떠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벽에 기대 한참을 숨을 쉬지 않았다.

 새벽에 아침을 껴안을 때 비로소 침대 위에 누웠다. 십 분 정도 누웠있을 때 방문이 천천히 열렸다. 나는 몸을 일으켜 밖을 확인했다. 누군가가 우두커니 서 있다. 그건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가위를 들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공포가 살갗을 파고 나올 때 아버지는 이내 돌아섰다. 나는 분명히 봤다. 가위를 들어올리다 천천히 내려놓은 장면을.


숨이 멎었다.



 며칠 후 엄마가 돌아와 경찰을 부른 사실을 알게 됐다. 엄마는 나에게 화를 냈다. 내가 들은 말은 이렇다. ‘경찰에 신고하지마. 잡혀가면 어떡해. 감옥가면 어떡하라고.’ 그래서 되물었다. 그럼 나는?  나는 죽으면 어떡해? 엄마는 내 눈을 피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아, 내가 죽어도 이 사람은 내 시체 숨기기 바쁘겠구나. 내가 그런 존재구나. 걸림돌.

 



어중간한 삶이 없는 돌연변이. 그게 나다. 그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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