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히고 싶은 곳.
가족 모두가 죽고 혼자 남는 곳. 그곳은 완벽한 나의 유토피아. 나는 희망의 굴레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세상은 핑크빛이고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 바다가 바닥이다. 바다 위를 걷기도 하고 앉아 별을 감상하기도 하며 눕기도 한다. 따뜻하고 포근하다. 누구에게 낙원은 아름답다.
나에게 낙원은 모든 일들을 끝내고 침대에 누워 영화를 보는 거다. 장르는 주로 요리나 공포. 거리가 먼 것들은 가장 가까운 길에 마주본다. 나에게 영화가 그렇다. 닿을 수 없는 이야기 속 나는 익숙해지니까.
영화를 보다 자연스럽게 잠들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눈을 뜨면 밤이 내 복숭아뼈를 매만지고 온몸이 움츠러든다. 기운이 없는 채로 누워 있다가 먹고 싶은 것들을 먹는다. 예를 들어 치즈가 잔뜩 올라간 떡볶이라던가. 양파맛이 나는 감자칩도 좋다. 그렇게 즐겁게 ‘먹다’ 보면 잘 시간이 된다. 양치질을 하고 좋아하는 라디오를 틀어놓고 눈을 감는다.
행복하다. 모두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