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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한다는 것

마음 밖과 안을 위한 청소

by 페이지 성희 Jan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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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추운 날에는 청소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

추운 날에는 정전기가 심해 먼지를

털어내도  금세 달라붙는다.

문을 열고 청소기를 돌리는 대신

청소용 부직포로 슥슥 밀어내고 있다.


예전에 엄동설한에는  학교에서는

간단하게  마른 걸레질로 

왁스 청소만 했다.

언젠가 깔끔 떤다고  물걸레질을 한 덕분에 복도 마루가 얼음판이 된 일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추워도 일정이상 온도가

되어야 난로에 불을 떼주었다.

영하의 날씨 덕분에 물걸레질한 복도 마루가 금세 아이스 링크장이 된 거였다.

신난 아이들이 미끄럼을 지치며 놀았다.

추운 날 물걸레 청소는 금물이다.

살얼음이 껴서 위험했다. 

지나다가 넘어져 뇌진탕이나  골절 사고를 당하는 일도 있었다. 

마른걸레로 먼지를 밀어내고  

왁스로 광내기 청소만 해야 한다.

추운 날.  비상소집 때에도

깔끔한 담임의 반은 청소를 하고

덜덜 떨며 하교를 했다.

집안 관리의 기본, 학교 생활의 기본이

청소였다. 청소는 어릴 때부터 우리들

삶에 그렇게 필수 요소로 스며들어 있었다.




우리 집은 뽑기 운 덕분인지 층 집이

주말 가족이다. 주말에만 와서 생활하고 주중에는 이웃 지역에 머문다.

정말 고요하다.

요즘 같은 방학에는 소음 자제 방송잦다.

바닥 전체가 강마루라 층간소음이

대단할 텐데 여태까지 모르고 살고 있다.

우리가 누리는 고요함을 딸애는

아랫집에도 누리게 해주자며

고무 밑창이 두툼한 실내화를 사 왔다. 고무가 말랑하고 푹신해서 샤샤삭

발도장 소음도 없고 욕실화로 써도

좋을 만젖지도 않았다.


근데 이 고무바닥이 문제였다.

며칠만 신고 다녀도 신발 바닥에

까만 얼룩이 생기는 거였다.

솔로 벅벅 닦고 물티슈로 문지르며

관리를 해도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천이라면 세탁하면 되는데 고무라 매일 닦아주어야 바닥에 얼룩이 생기지 않는다.

  

이걸 닦으며 우리 마음도

이리 열심히 닦으며 살고 있는지 문득

물어보게 된다.


아무리 좋은 말을 듣고 

감동하고 적어 두어

실천은 고 망각은 가깝다.


타인의 단점이나 결점은 귀신같이

집어내며 신나게 비판하면서

자신에게는 지적질을 하지 못한다.


많이 알고 있어도 내 것이 되는 게

내 몸에 체화되는 게 왜 그리 힘든지...


고인이 되신 김수미 배우님이 늘

지니시던 게 있었다.

펼쳐 보고 접고 쟈주 보다 보니 

꾸깃꾸깃한 종이가 되었다. 

시간 날 때마다  그걸 들여다보시는 걸 

보고 작가가 물었다


명심보감에서 자신에게 해당되는 구절을 적어 늘 읽고 마음을 다잡 다고 했다.

실천하려 보고 또 보고  노력했던 애씀이었던 거다.

70대의 성공한 사업가이며 개성 있는 여배우인 그녀가 스스로에게 부족함을

느끼다니 상상이 가지 않는다.  

명심보감의 구절을  종이가

도록 읽고 또 읽는 모습에 특별한

감동이 전해졌다.

그걸 보고 나도 따라 해 보리라 했다.


이제 누군가 나에게 잔소리를 하기보다

하는 나이가 왔지만 아직도 나는

부족함이 넘친다. 잔소리가 필요하다.

나 스스로에게 잔소리를 하며 살고 있다.

매일 마룻바닥, 실내화 바닥도  뽀드득 

 마음도 더불어 닦고 살자 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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