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 마라톤 도전?!
올해 처음으로 하프 마라톤에 도전하게 되었다.
이번 대회는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자
도전의 기회였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
각종 육상 대회와 어린이 단축 마라톤에
나가기도 했지만, 성인이 되어
이렇게 긴 거리를 뛰는 것은 처음이었다.
마라톤 준비 과정은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스스로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째, 도전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으로 뛰기
둘째, 즐겁고 신나게 웃으면서 뛰기
셋째, 힘들더라도 중간에 걷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완주하기.
마라톤을 뛰며 남편과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이 목표를 세운 이유는 우리 아이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우리 아이들 중에는
건강이나 신체적인 이유로 뛰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다. 오늘 나는 그 친구들의 몫까지
함께 뛰는 것이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뛰겠다고
전했다. 또한 아이들이 나의 도전을 지켜보며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니, 더욱 힘이 났다.
엄청난 도전은 아니지만 내 마음은
비장함으로 차올라 있었다.
마라톤을 완주한 후, 뿌듯한 마음으로 프로필
사진을 바꾸었다. 그러던 중, 작년에 우리 반에서
함께했던 아이의 어머님 프로필 사진에서
아버님이 나와 같은 대회에 출전한 사진을 보았다.
아버님은 무려 풀코스에 도전하셨다.
어머님께서도 이 소식을 아시고 연락을 주셨다.
“선생님, 혹시 마라톤 대회 나가시지 않으셨어요?”
하고 물으셨고, 나는 맞다고 답하며 대회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오랜만에 아이의 소식을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전했다.
그 후 몇 주가 지나
어머님께서 다시 연락을 주셨다.
“선생님, 00 이가 요즘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마라톤 대회에 나가면
유진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러닝머신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몰라요.”
어머님의 말씀에 마음이 찡해졌다.
00 이는 나에게 항상
“선생님, 우리 학교 언제 오세요? 보고 싶어요”
라고 이야기를 한다. 가끔 문자나 전화로
그리움을 표현하며, 다른 학교에 있다 보니
만날 수 없다는 점을 늘 아쉬워했다.
그런 00 이가 나를 보려고 운동을 시작했다니,
그 마음이 고맙고 대견했다.
며칠 후 00 이와 전화 통화를 했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00 이는
“요즘 운동 열심히 하고 있어요. 지금도
운동하다가 선생님한테 전화했어요”라고 했다.
나는 “선생님 보려고 운동하는 거야?”라고 물었고,
00 이는 “네, 보고 싶어서요”라고 대답했다.
“00 이도 마라톤 대회 나오려고?” 하고 묻자,
00 이는 “선생님이 나오면 저도 나갈 거예요”
라고 말했다. 나는 우리가 함께 뛰는
모습을 상상하며 부푼 기대를 품었다.
“그럼 우리 같이 마라톤 뛰면 되겠다”라고 했더니,
00 이는 “네?! 저는 마라톤 안 뛰어요, 선생님 응원
하려고요!”라고 목소리에 단호함을 담아 대답했다.
그 순간, 내 상상 속 장면들은 휘리릭 사라지고,
마음속에는 작은 물음표들이 떠올랐다.
“마라톤 뛰려고 운동하는 거 아니었어?”
하고 묻자, 00 이는 “아니에요. 뛰는 건 힘들잖아요.
그냥 선생님 응원 가려고 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나는 그 대답에 웃음을 참으며
“그래, 운동은 평소에도 하는 게 중요하지.
선생님 열심히 뛸 테니 응원해 줘”라고 대답했다.
예상과 다른 대답에 당황했지만,
간신히 티를 내지 않았다.
선생님을 보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마라톤 뛰는 것이 힘들다는 사실을 단호하게
말하는 00 이의 목소리가 떠올라
자꾸만 웃음이 났다.
“그래, 보고 싶은 건 보고 싶은 거고,
뛰는 건 힘든 거지”
그렇게 반전의 대화는 나에게
또 한 번의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어쨌든 나의 도전 앞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고,
그 자체로 행복을 느꼈다.
00 이의 이야기는 나에게
다시 한번 도전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앞으로도 나는 이 마음을 간직하며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에게>
여러분은 올해 어떤 목표에 도전하셨거나,
앞으로 어떤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모든 도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