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본능(타나토스)

첫 번째 가설

by 아쿠아신



왜 죽고 싶은 겁니까?






그녀를 향한 쏟아지는 궁금증은 그녀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그녀는 왠지 조금 들떠 보였습니다. 꼭 자신에게 관심이 집중되자 신이 난 어린아이처럼 내게 살며시 미소를 지어 보였는데, 하지만 그 모습 어딘가에는 알 수 없는 섬뜩함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저는 그녀가 죽고 싶었던 이유를 알아내는 것이 한없이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라도 한 듯,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만 볼 뿐이었습니다. 덕분에 한동안은 그녀의 잔소리를 할 수 있어 머릿속이 고요했지만, 정작 궁금증은 해소되지 않아 답답함은 커져 갔습니다.


한 가지 좋은 소식은,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로운 진로를 찾았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내면세계에 심이 생긴 저, 본격적으로 심리학을 공부하며 그녀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자 했습니다. 심리학의 각 이론은 서로 다른 주장을 제시하는 여러 학파로 나뉘며, 이에 따라 다양한 심리기법으로 세분화되어 있었습니다.

그중 《정신분석학》은 인간의 정신과 행동이 무의식적인 동기에 의해 형성된다고 주장하는 학문입니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이자 심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로이트(Freud)'는 인간의 신체에서 혈액 순환과 내분비 작용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처럼, 정신적 측면에서도 항시 작용하며 영향을 미치는 특정 요소가 존재할 것이라 보았습니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프로이트는 '인간의 본능'을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개념으로 정의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생(生)의 본능에로스(eros)사(死)의 본능 타나토스(thanatos)입니다.

생의 본능인 에로스는 성적 본능을 담당하며, 성적 에너지인 *리비도(libido)의 관여를 받습니다. 반대로 사의 본능인 타나토스는 생명이 없는 무기물 상태로 돌아가고자 하는 원초적인 본능으로, 현실에서 자기파괴적인 사고나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리비도(libido): 프로이트가 처음 고안했을 당시에는 성욕이라는 좁은 의미로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인간의 삶을 지속시키는 근본적인 에너지로 그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 프로이트는 '본능'을 '충동'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도 했는데, 이는 본능이 단순한 생물학적 기제가 아닌, 무의식에서 비롯되어 행동을 유도하는 심리적 에너지로 작용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저는 한 가지 가설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최근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타나토스의 본능이 우연히 발견되면서, 그 에너지가 의식의 틈을 비집고 올라왔고, 결국 표면화되어 하나의 에고를 형성하게 되었다는 가설입니다.


만약 프로이트가 말한 죽음의 본능이 실재한다면, 우리 내면에 자리한 파괴적 충동은 어쩌면 고통을 매개로 쾌감을 얻는 기묘한 속성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파괴적인 에너지가 개인 혹은 타인을 해치는 방식으로 발현되어, 세상에는 온갖 범죄와 악행이 넘쳐나고, 그 결과 서로를 향한 불신과 소외가 더욱 깊어지는 현상이 초래되는 것입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Sigmund Freud)


연재가 지연되어 죄송합니다.

다음 주부터는 매주 금요일마다 업로드됩니다.


Part 1. 숨은 나를 찾아서

※ 지속적으로 글을 다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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