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일까. 상대방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 들고 머릿속에는 온통 그 사람 생각뿐이라 하루종일 히죽히죽 웃는 것 따위일까. 물론 맞는 말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사랑하는 대상이 눈 앞에 안 보일 경우 저런 모습을 보이고는 한다. 그럼 사랑하는 대상이 눈 앞에 있을 경우엔 어떨까.
내 생각엔 계속해서 상대방을 바라보게 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자연스레 눈이 가는 방향에 가깝달까. 상대방의 전체적인 아름다움에 홀리는 듯 싶다가도 결국 눈을 바라보게 된다. 이상하게 사랑에 빠지기만 하면 상대방의 눈을 계속 마주치려는 모습을 보인다. 아마 그 이유 중 하나는 " 나는 지금 당신을 관심있게 바라보고 있어요 " 라는 느낌을 계속 주고싶기 때문이 아닐까.
본인도 모르게 은근슬쩍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대놓고 [플러팅] 이라고 할만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진화하면서 DNA에 각인된 가장 본능적인 관심 표현법인 것 같다. 왜냐하면 제아무리 소심한 사람이 몰래 힐끔힐끔 쳐다봐서 음침하단 소리를 들을지언정 쳐다보게 되는것 또한 본능에 이끌린 관심 표현이랄까.
그래서 우리는 관계가 가까우면 가까울 수록 더 눈을 마주치려고 한다. 흔히 사랑에 빠져서 상대방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면 " 눈에서 꿀이 뚝뚝 흐르네 " 하며 부러움의 핀잔을 주고는 한다. 또한 사랑에 빠졌을때 다른건 다 숨겨도 절대 숨길 수 없는 것이 마음을 가득 담아 쳐다보는 눈빛이라고 하지 않나. 사람이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만 봐도 사랑에 빠졌는지 아닌지 확인이 가능할 정도니까 말이다.
그리고 사실 사랑에서 눈을 맞춘다는 것 자체가 정말 중요한 요소이다. 이전 주제에서 대화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오래동안 함께 할 연인에게서 중요하게 봐야 할 요소가 대화라고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대화에서 " 난 당신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어요 " 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가장 적절한 행동이 무엇일까 라는 걸 생각해보면 단언컨대 상대를 바라보는 행위가 아닐까 싶다.
최근 연인들이 사랑이 식었다고 많이 느끼는 포인트가 둘이 만나서도 핸드폰만 들여다보며 대화가 적어진다는 점이다. 사실 어떻게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시선을 고정시킨다는 것은 내가 그 대상을 바라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집중을 하는 것인데, 그 대상이 내 앞에 있는 연인이 아니라 핸드폰에 가게 되면 당연하게도 핸드폰에 더 집중을 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집중도가 더 높은 핸드폰의 소리에 청각을 집중하게 된다.
그럼 당연스럽게도 연인이 한번 부를 것을 두번 세번 부르게 되고, 현재 본인이 집중하는 것이 흥미가 돋고 몰입하게 된다면 리액션도 자연스레 사그라들기 마련이다. 우선순위가 연인에서 핸드폰으로 옮겨가는 것이기에 사랑이 식었다고 느끼고 표현하는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그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렇게 되기도 한다.
만날때마다 이 패턴이 반복되면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을 굳이 밖에 나와 에너지를 쓰면서 이 사람과 함께 해야할까 라는 의문이 생기고, 그런 생각이 꼬리를 물어 점점 커지다보면 귀찮다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니까 말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별의 단계까지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눈을 마주치는 행위란 적어도 내가 이 관계에 진심이고, 당신에게 진심을 보여주고 싶다 라는 하나의 표현방식인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방식들로 사랑받고, 사랑한다고 느낀다. 그러니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백마디 말보다 한번 더 눈을 맞추려고 하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