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힘이 드는 시기가 분명 온다. 둘 중에 한 사람만 힘든 시기가 올 수도 있고, 둘이 힘든 시기가 겹쳐버리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리고 이 힘듦은 개인의 삶 내에서 오는 경우도 있지만, 관계에서 힘이 드는 시기가 와버리면 정말 그만큼 서로에게 힘든 시간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그것을 '권태기'라고 부른다. 연인들을 포함해 모든 관계에 있어 최악의 시기, 권태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권태롭다] : 어떤 일에 싫증이 나거나 심신이 나른해져서 게으른 데가 있다.
사전상에 나온 권태롭다의 뜻이다. 이걸 관계에 적용하게 되면 우리는 그걸 권태기라고 하고, 권태기는 '해당 관계에 싫증이 났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건 관계에서의 권태기는 보통 본인의 삶 자체에서 오는 권태감이 원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 시기엔 보통의 경우 권태감을 느끼는 쪽이 이별을 고할 때가 많다. 어떻게 보면 이건 당연한 건데, 이유도 모르게 내 삶이 너무 힘들고 무엇에도 흥미를 못 느껴 마냥 무기력하기만 한 상태에서 애인은 나에게 사랑을 주기를 원하니 그 과정이 너무 귀찮게 느껴지는 것이다.
애인이 평소처럼 대해도 나한테 영 관심이 없어 보이거나 마냥 귀찮아지기 마련이다. 기분은 점점 가라앉고 괜히 틱틱거리게 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정말 힘든 사람은 본인보단 애인을 포함한 주변인이다. 생각해 보자, 어제까지만 해도 방긋방긋 웃으며 사랑한다고 말해주던, 세상이 전부 나인 것 같던 애인이 점점 짜증이 많아지고 나를 귀찮아한다고 하면 정말 이만큼 답답한 점이 없다.
권태기의 가장 무서운 점이 이유가 없다는 점이기에, 혹시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싶어 애인에게 물어봐도 '모른다', '건들지 마라' 등의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여기서 좀 더 관심을 쏟아부으면 부담스러운 사람이 되고, 그렇다고 관심을 조금 놓자니 본인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돼버리는 현실이 상대방 또한 지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다.
그래서 이 시기를 이겨내는 모든 연인들이 난 새삼 대단하다고 느낀다. 권태감을 느끼는 건 둘 중에 한 명 일지 몰라도, 무조건 한 명은 상대방을 지지해 주고 이해하며 품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인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뭔가 잘못된 느낌은 무조건 오기 때문에, 스스로 혼란이 와 힘들어하는 그 순간까지도 상대방은 품어줄 줄 알아야 한다.
권태기가 가장 힘든 이유는 이런 것들이 아닐까 싶다.
1. 권태감이 찾아오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음
2. 권태의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 감이 잡히지 않음
3. 명확하게 보이는 것들이 하나도 없음에서 오는 지침이 심함
4.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을 때 발생한 문제들을 되돌릴 수가 없음(예 : 이별 등)
정말 권태기라는 게 소리소문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과 상대방 모두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남기는 기간인 것 같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하루아침에 투덜대고 짜증만 내는데 그것까지도 수용하며 더 큰 사랑을 줄 수 있다? 이건 정말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만큼 큰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권태감을 겪는 본인도 시간이 지나고 자리를 잡아가며 더욱 혼란스러워지겠지만, 만약 곁에 누군가가 남아서 본인을 사랑해 주고 보듬어준다면 그 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이니까 절대 놓치지 말고 꼭 잡기를 바란다. 그 사람은 정말 큰 사랑을 당신에게 쏟고 있는 것이니까. 예로부터 그런 말도 있지 않나. "힘들 때 곁에 있어준 사람 꼭 잡아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