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는 대학교 수업
오후에는 반지하 사무실
학교 일 집, 학교 일 집
10년을 반복하니
이제 와서 느낀 게 있다.
첫 번째는
열심히 일해도 꼭 돈을 벌진 못한다.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았던 날을
곰곰이 생각해 본다면,
아마도 22살 겨울인 거 같다.
하루의 루틴이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떼온 옷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마켓플레이스 등
인터넷 쇼핑몰 플랫폼에 업로드
이걸 5년을 무한 반복했다.
아니, 쇼핑몰 하면서 돈 많이 벌었다며?
벌었다.
돈을 벌긴 했는데,
문제는 쇼핑몰의 정산 시스템이었다.
한 달 매출이 5,000만 원을 찍으면
판매 금액은 2달 뒤에 들어오는 구조다.
즉, 내 자금 1억이 계속 묶인다.
나는 무(無)에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돈이 묶이는 걸 끔찍하게 싫어하는데,
그 당시에는 선정산이라는 시스템도 없어서
계속 돈이 묶이니까 사업 진행이 안 됐다.
결국 사업자 대출에 신용대출,
심지어 보험 약관대출까지 영끌해서 돈을 넣었고
5년 동안은
돈 벌어서 원금+이자만 갚기만 했다.
두 번째는
대충 해도 돈을 벌 때도 있다.
옷을 열심히 팔던 어느 날,
세계를 뒤엎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졌고
내 모든 사업은 ALL STOP 됐다.
그런데,
신은 딱 죽기 직전까지의 고통을 준다고 한다.
진짜 망하기 직전 때쯤
마스크와 체온계, 그리고 방역용 장갑을 팔게 되었고,
정말 너무나도 손쉽게 돈을 벌었다.
쇼핑몰 1달 매출을
단 하루 만에 찍어버렸을 정도로
가만히 있어도 돈이 들어왔는데
실력과 정보보다는, 운이 작용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아, 아무리 봐도 운이 99%라고 생각이 든다.
마지막은
결국 사람이 문제다.
동업이 깨지고,
직원이 횡령하고,
다양한 사기꾼들을 만나고..
수많은 인간 군상을 만나면서
항상 느끼는 사실은
결국 사람이 문제구나..
사람들을 만나면서
가장 최악이라고 생각되는 건
'일의 책임감'이 없는 사람들.
직원들이 내 마음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맡은 업무에 마무리는 지어야 하는 게 맞다.
그게 정상적인 거지..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더라.
어떤 직원 혹은 어떤 동료를 만나는 일은
100% 운에 의해서 작용된다.
거르고 걸러도 안된다..
20살부터 사업을 하면서
산전수전, 심지어 공중전까지 겪었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실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운'이라는 힘의 작용이 너무나 강력하는 것.
사업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소위 말해 '타이밍'이 맞아떨어질 때가 있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
아무리 좋은 사람
아무리 좋은 기회가 와도
타이밍이 안 좋으면 잡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