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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넌, fiction 11화

착각

by 유리킴 디자인

착각



나부끼는 벽으로

밤은 찢어지질 않았다


반짝이는 것들

사이를 뚫는다


칙칙하고

축축한 것은

식상하다


내려가는 계단,

어둠 속에 얼굴을

던지는 것도

시시하여


난 동공을 닦는 척하며 허허허


주어를 섞어 저글링하면서

부정이 긍정이 되는

역류의 파도를 탄다


밀어 올리는 문


떠다니는 입술들

숨쉬는 평면의 귀
농담처럼 그리는 감루(感淚)소리


망각이라는 거대한 빗자루는

모든 말을 쓸어 담았고

남은 건 허밍


받아 적으면

쉼표없는 이야기만 나오지


나오면 멈추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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