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랑 Oct 04. 2024

플레이리스트

나만의 공간

나는 노래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돌발성 난청이 있는 나는 생활하는 공간이 너무 조용하면 귀에서 이명이 자주 들려 귀가 아프다. 그래서인지 일상생활에서 게임을 할 때, 공부를 할 때, 목욕을 할 때, 등등 항상 늘 매시간 매 순간마다 노래를 틀어놓는다. 내 플레이리스트를 보면 발라드, 랩, 팝송, 브금 등등 노래의 스타일별로 분류해서 정리가 되어있다. 마음이 심란할 때나 복잡할 때면 잔잔한 브금에 들어간 뒤 양쪽귀에 에어팟을 끼고선 볼륨을 크게 높여 두고선 눈을 감고 노래를 듣는다. 반대로 게임을 할 때면 랩, 운전을 할 땐 발라드를 목욕을 할 때는 팝송을 제일 자주 듣는다. 자기 전에는 그날의 기분과 생각들에 따라 노래가 바뀌는 것 같다. 플레이리스트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무도 모르는 나의 취향을 가득 담아둘 수 있다는 거다. 오로지 나만이 나 혼자 만든 플레이리스트. 나만 들을 수 있고 나만 볼 수 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들이 담겨있는 플레이리스트. 나만의 것이다. 공유를 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모르니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아서 더 좋은 거 같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게 뭐 그리 큰 위로인지 말 한마디 듣는 것보다 더 큰 위로를 받는다. 그래서인지 집에는 CD플레이어와 LP턴테이블이 있는데 가끔 자석이나 스티커들로 예쁘게 꾸미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기도 한다. 쉬는 날 힘이 들고 무기력할 때면 움직이고자 종종 CD나 LP판을 보러 가서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예쁜 표지인 처음 보는 노래들을 사다 모으며 들어본다. 실패할 때도 있지만 반대로 노래가 좋으면 잠시나마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만약 노래를 좋아한다면 취미로 추천해주고 싶다. 힘들 때 지칠 때 굳이 많은 것을 하지 않아도 좋으니 좋아하는 노래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음날 좋아하는 노래로 하루를 시작하며 소소한 행복을 찾았으면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