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불안
행복은 총량의 법칙이 존재하는 거 같은데 불안은 왜 총량의 법칙이 존재하지 않는 거 같을까. 맛있는 걸 먹고 하루종일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들었지만 밀려오는 막연한 불안함은 끝도 없이 나에게 밀려 다가온다.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이 행복이 끝나면 어떤 일이 또 생기지는 않을까?로 곱씹다 하루를 끝내는 내가 너무 한심하다.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직까지 불안한 생각들이 끝이 보일 기미도 없이 계속해서 다가온다. 익사하기 직전인 것처럼 숨이 막혀올 때쯤이면 결국 잠에도 들지 못한 채로 해가 뜨는 걸보며 생각한다. 해가 뜨는 지금 이 순간도 나는 불안으로 밤을 지새웠구나. 해는 뜨고 하루가 다시 온 와중에도 나는 왜 불안할까? 무슨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면서 왜 계속해서 스스로 나를 괴롭히는 걸까? 정답을 모르겠다. 이쯤이면 행복할 때가 되었는데 나는 왜 괜찮아지지 않고 그 자리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걸까. 나만 빼고 다들 나아가고 있는 기분에 다급해진다. 나도 나아가보려고 더 괜찮은 사람이 돼 보고자 뭐라도 해보려고 하면 할수록 더 깊이 빠지는 기분이다. 어쩌면 내가 빠진 곳은 물이 아니라 늪이었던 걸까. 그렇다면 나는 이 늪에서 어떻게 해야 빠져나갈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불안해하고 얼마나 더 많은 생각을 해야 이것들에 대한 끝이 보일까. 끝이 있었으면 좋겠다.